Drawn by Life

김선혁展 / KIMSUNHYUK / 金善奕 / sculpture   2011_0309 ▶ 2011_0315

김선혁_The way to happiness II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 아크릴채색_270×210×90cm_2010

초대일시 / 2011_0309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Tel. +82.2.734.1333 gana.insaartcenter.com

뿌리, 삶, 사람 ● '나무(木)'는 인간에게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를 준다. 미술사적으로 볼 때 나무를 그린 풍경은 지속적으로 그림에 등장한다. 인간이라면 나무로 대변할 수 있는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물리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자연을 보면서 절대자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김선혁은 스테인레스 스틸을 용접하여 나무 형태를 만든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굴을 표현하고 있고, 얼굴 형상과 뿌리 형태가 겹쳐진 선들은 혈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크리스찬(Christian)인 그는 현 시대 많은 작품들이 자극적이고 음산한 이미지들로 충격을 주는 것과 달리, 작업에 보다 건강하고 영적인 부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중략) ● 김선혁이 만들어내는 나무 인간의 형태는 작가 자신을 나타내기도 하고 절대자(The God)를 향한 보편적 인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선혁_The way to happiness III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채색_가변크기_2010
김선혁_The way to happiness IV_스테인레스 스틸, 우레탄채색_190×120×90cm_2010

통합된 의미를 가진 신체 ● 김선혁은 외국 작가 중에서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1950~)와 록시 페인(Roxy paine, 1960~)에게 영향을 받은 듯하다. 두 외국 작가의 작품은 일면 닮아 있다. 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선을 이용하여 이어 붙여가고 공간을 확장해 가는 모습은 형태적으로 유사성을 가진다. 이러한 부분은 김선혁의 나무 혹은 뿌리 형상과도 흡사하다. 김선혁의 작품과 비교하자면 곰리의 작품에서는 인간과 다른 형상을 이중적으로 표현한 점, 록시 페인은 2009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한 나무 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김선혁은 '철조'라는 방법적인 면에서는 비교할 수 있으나 이 두 작가의 작품과 맥락이 다르다. ● 나는 김선혁이 석고로 인체모형을 만들고 그 위에 금속으로 용접해나가는 작업과정에서 곰리를 떠올렸다. 곰리의 작업은 여러 가지 제작 형태가 있지만 그 중 석고로 틀을 뜨고 표면에 납을 붙여 만들어 가는 시리즈와 비교할 수 있다. 곰리 만의 독특한 과정인 석고로 '실물뜨기(life casting)'는 사람이나 사물에 직접 석고를 발라 형태를 뜨는 작업을 의미한다. 특별히 곰리의 경우 작가 자신이 틀이 되어 석고를 입혀 형태를 떠낸다. 그 틀 위에 다시 얇은 납 판을 겹쳐 철조 작품을 제작한다. 이 때 석고 틀을 제거하지 않고 그 안에 남도록 하는데, 의미상 납 틀 안에 '자신의 신체'가 그대로 들어 있다. 그래서 곰리는 자신의 작업을 말할 때 신체 용기라는 표현을 쓴다. 곰리는 이외에도 선(line)적인 재료를 가지고 인간을 만들거나 분자 구조처럼 단위적 형태를 가지고 제작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곰리가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인체가 육체로 나뉘어져 있다는 이원론적 개념이다. 서양에서는 데카르트의 코기토(Cogito)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고 정신과 육체는 분리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개념들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하지만 김선혁의 작품은 곰리처럼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는 의미는 아닌 듯하다.

김선혁_Vitality of vision_스테인레스 스틸, 스틸, 아크릴채색, LED_50×145×50cm_2010
김선혁_The way to happiness_스테인레스 스틸, 구리, 에나멜채색_97×60×50cm_2009

곰리가 인체를 그릇이라고 표현했던 것과 달리 뿌리 모양 인체는 용기 모양이라기보다 안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열린 구조이다. 곰리는 모든 작품에서 핵심이 되는 중앙부에 결국 인체 형상이 나타나도록 제작한다. 곰리의 작품이 개방된 형태처럼 보이지만 결국 내부에 상이 맺히도록 의도한다. 그러나 김선혁의 작품은 이러한 구심적인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다. 선으로 인체를 표현했으나 표면적인 형상일 뿐 내부는 비어있다. 이 점을 비교해 볼 때 김선혁의 작품은 인체 안에 '담긴' 정신성을 표현했다기보다 그 뿌리 모양 인체 자체가 생명인 것이다. 따라서 이원론으로 표현된 '정신+인체=인간' 이 아닌 정신과 형태가 통합된 '정신(생명력)=인체=인간'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기독교에서 구약시대에는 예배를 드릴 때 제물을 바치지만 신약시대 이후 하나님께 내 몸을 드려 예배드리는 상징적 의미의 산제사의 개념과 비교할 수 있다. 사람이 자신과 스스로 정신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자체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김선혁이 이야기하듯 작품으로 예배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여 진다. 이 개념들이 초기에 보여준 '찬양하는 나무'와 함께 '속삭임(Whispering)'(2010)에 나타난다. 뿌리는 인간의 모습이지만 담긴 정신성 보다는 형태로 의미를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위에서 설명했듯 정신성 표현에 있어 보다 통합적인 개념을 가진다. 김선혁은 인간의 형상을 의도적으로 차용하지만 오히려 더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작품에서 관람자들이 얼굴 형상보다 선의 모습에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나뭇가지의 선적인 형상들은 그가 좋아하는 다른 작가 록시 페인의 나무 형태 작품과 닮아 있다. '꿈의 생명력 Ⅱ(Vitality of VisionⅡ)'(2011)는 그의 나무들을 떠올린다. 물론 이 작품은 록시 페인의 나무들보다 규모나 여러 면에서 다르다. 록시 페인은 주로 실제 나무와 함께 작품을 설치하거나 거대한 공간을 점유하는 크기들을 가진다. 페인의 나무는 얼핏 나무 모양과 매우 비슷하지만 공해나 산업 폐해에 따른 변종된 모습들을 하고 있다. 사람을 압도하는 듯한 그의 작품은 김선혁이 추구하는 긍정적 이미지와는 조금거리가 있다. 페인의 나무에서 느껴지는 것도 생명력, 강인함이다. 그 나무들은 마치 록 앤 롤 음악을 듣는 것 같다. 그와 대조적으로 김선혁의 작품은 시끄럽게 고함치기보다 고요한 찬양과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김선혁_Affirm_C 프린트_2010

"나에게 자연이란 절대자의 존재와 찬미로 이어지게 하는 '무엇'이다. 광범위한 자연을 다 표현하고 나의 작업으로 보여줄 수만 있다면 평생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식물의 형태를 언급하고 형상화 하면서 감성적인 작품,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이유이다."(2010 작가노트 中) 아직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과 어깨를 겨루기에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대로 긍정적인 언어들로 더 힘찬 생명력을 영리하게 보여줄 날을 기대해 보자. '행복해지는 법Ⅱ(The way to Happiness Ⅱ)' (2010)와 '행복해지는 법Ⅲ (The way to Happiness Ⅲ)' (2010)에서 보면 조금씩 그가 자신 만의 방법과 언어로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드러난다. 자연이라는 주제를 나무, 잎사귀, 빛과 같은 직접적인 모양들로 보여주기보다 암시와 은유적인 방법으로 정리해 나가고 있다. 얼굴이나 인체 형상들에 대한 해석도 직접적인 표현에서 재해석된 형태들로 진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만의 언어를 개척하는 것이 현시대 작가들의 최대 고민일 것이다. 아직까지는 스스로 많은 선택 사이에 놓여져 있다. 그가 늘 담고 싶은 긍정과 절대자를 향한 마음과 그 밖에 모든 것을 어떻게 조합해 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이번 전시는 김선혁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시작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부단히 진보하는 그의 작품을 보고 싶다. ■ 이주리

김선혁_Whispering_스테인레스 스틸, 스틸, 우레탄채색, 모니터_110×50×19cm_2010 김선혁_Whispering_단채널 영상_00:02:09

Root, Life and Human ● Trees inspire humans with endless stories. Throughout the history of art, trees are always depicted in the backgrounds of paintings as part of the landscape. No one can deny the comfort of nature, often represented with the existences of trees, nor how enraptured humans are in awe of the absolute being, or God, when face to face with nature. ● Kim Seon-hyeok creates tree figures using stainless steel materials. Close inspection shows that his tree-works look like a human face or human faces overlapped with tree roots, reminding one of veins of blood. Kim has said that he wishes to convey something spiritual and inspiring rather than the shocking or provocative currently in vogue in contemporary art. ● He began to actively adopt trees from his 'Imitation Tree' series works. Most of these metal works are created by welding, often using oxygen or argon gas. Kim recalls that most of these works were like creating make-believe organic beings provided with the artificial nurturing of humans. In 「Praise Tree」, a gas container is an object which implies the restrictions of the artist, and through it Kim expressed how he felt bound by human limitations. Kim created 「Praise tree」 in 2008; this works depicts a tree rooted on an Argon gas container and is the first work to overlap the image of a human face and a tree. (omitted) After this, the tree-man figure dominated his works, which implicitly conveys both the artist himself and a general humanity seeking god. Humans integrated with body and mind ● Kim seems to be inspired and influenced by Anthony Gormley (1950~) and Roxy Paine (1960~). These two artists share similarities in terms of choosing humans and nature as their motifs and expressive features. They utilize added lines of natural motifs while continually expanding into external spaces. ● Kim's works are similar to Gormley's in terms of depicting the human figure in dubious ways; and is similar to Paine in the sense that Kim adopts tree figures in the same way that Paine did for his work that was shown in the Metropolitan Museum in 2009. Kim is, however, unique in the sense that he uses metals and adopts different contexts than the other two artists. ● Gormley first came to mind when I first viewed Kim creating human figures in a plaster mould then welding with metal. Gormley utilizes different methodologies, but he does adopt plaster casting and pasting lead on surfaces. Gormley's unique methodology is life casting, which is creating actual life-size plaster figures on a human/object. Gormley chose to be the object of the life casting, repeatedly applying thin layers of lead so as to create his metal work. At this time, Gormley does not remove the plaster mould but leaves it inside its lead casing, implying that his 'body' resides inside the layers of lead. For this reason Gormley uses the term 'body vessel'. ● Gormley's other works are comprised of atoms like units added with a line motif. Gormley's works are imbued with that dualism that says body and soul are separate beings, which ides stems from Decartres, i.e., the Cogito concept. In the western world, thinking is the essential factor in human existence. ● Kim's stance toward the human body therefore differs from Gormley's. Kim's works are transparent and open-structured, allowing viewers to see through into the inside. Gormley places a human figure inside his works; although Gormley's works connote an open-structure, a human figure resides in the centre. Kim's work does not connote this. Kim portrays the human figure using lines, but this figure is devoid of an inner centre. Considering this, the root features in Kim's works refer to life itself, rather than capturing the mentality 'held' within the body. ● In this regard, Kim departs from the dualism of 'spirit + body= human', instead reflecting something that integrates both body and spirit: 'spirit (life) = body = human'. This is similar to the idea from the Old Testament era in which humans sacrificed animals in worship to their gods, but since the coming of Christ, from the Christian perspective, humans become the metaphor for sacrifice when worshipping and praising god with a corporate group. In this way, humans have not separated from their spirits, but become spirit themselves. In this respect, Kim's works are actually tools for praising God, as Kim says this was his intention in creating his work. ● These concepts are well conveyed not just in Kim's early work, 「Praise Tree」 but also in his recent work, 「Whispering」 (2010), which depicts roots intertwined with a human shape. This work conveys not just spirituality but also emphasizes the figure itself, which in turn generates a more integrative concept. Kim intentionally adopted the human figure somewhat abstractedly, putting attention not on the features of the work itself, but the curvatures of the lines. ● These linear features are similar to the works in Roxy Paine's tree motif; Kim's 「Vitality of VisionⅡ」 (2011) is particularly this way, but there still exists some difference as in terms of scale and context. Roxy Paine usually combines his work with the actual installation of trees on monumental scales that occupy large spaces. Paine's tree work retains the features of the tree at first sight, but on closer look reveal the hybridization of natural trees and metals or objects as a byproduct of pollution or industrialization. Paine's works are intimidating and daunting, differing from Kim's works which emanate positive serenity. We feel strong vitality and strength from Paine's trees, as if listening to the beat of loud music. In contrast, Kim's works arouse sincere piety, as if encouraging prayer and praise to God rather than boisterous shouting. ● "To me, nature is the 'something' that inspires me to praise the absolute being, the God. If I could express and convey the vastness of nature through my work, I could be someone who could inspire and touch others' hearts, and I want to devote my life to this. As I mention this and materialize nature or plants through my work, I wish to convey an emotional work and a pious message. –Excerpt from Artist statement ● It might still take some time for Kim to be cited alongside his favourite artists in the international art scene but I am confident that Kim will further show great and unique work imbued with positive and wise messages. As witnessed from 「The way to Happiness Ⅱ」 (2010) and 「The way to Happiness Ⅲ」 (2010), we can see that Kim is slowly and gradually finding his own grammar and language in the creation of his art. ● From his recent works, Kim uses metaphor and implications when portraying nature, such as trees, leaves or light. He paraphrases his own interpretations of the human face or human figures to avoid direct expressions. The most impending task for any contemporary artist is coming up with his or her own language and ideas. Still, many choices lay ahead of Kim, and he will continue to seek how to best portray and convey aspirations toward the absolute, the god, along with other subjects. As Kim's first solo exhibition, this will be only the start of other exhibitions to come, from which we can glimpse his efforts in innovation and future development. ■ LEEJURI

Vol.20110309a | 김선혁展 / KIMSUNHYUK / 金善奕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