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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3_0516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황진이 룸 클럽 인천시 부평구 부평5동 153-49호 3층
이영후는 인천 부평구에 있는 '황진이 룸 클럽'에서 2013년 5월 16일부터 5월 26일까지 개인전 『황진이 룸 클럽』展을 연다. 『황진이 룸 클럽』展은 현재 홍익대학교 조소과 4학년 휴학 중인 이영후의 첫 개인전이다. 전시가 열리는 '황진이 룸 클럽'은 지난 2004년 11월 경찰의 성매매 일제 단속 때문에 강제로 폐업을 당했던 룸살롱이다. 우연히도 이 공간은 9년이 흐른 2013년 현재까지 매매되지 않고 2004년 11월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작가는 이 장소에서 포주에 의해 억압받는 성 노동자들의 삶이나, 남성 중심적인 사회구조 혹은 남성의 욕구를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억압하는 사회구조 등 사회 속에 존재하는 여러 주체의 관점에서 이 '장소'의 의미를 되짚으려 한다. 또한, 처음 룸 클럽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음지 공포증, 즉 닉토포비아(nyctophobia)를 사회적 음지에 놓여있는 룸살롱과 연관 지어, 어두운 곳에 놓인 수많은 '황진이 룸 클럽'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룸 클럽은 7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영후는 각각에 방마다 걸레, 테이블, 와인통 등 룸 클럽에서 발견한 오브제를 변용하여 설치하고, Serial Numbers Room, Bottom-Dwelling Fish, Dressing Room, Warning Room, Reddish Room, Duster Room, Dominated Room 등의 이름을 붙였다. 각각의 방에는 음지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 그리고 사회의 시선을 재현하였다. 성 노동자들이 쉬던 축축한 대기실, 노래방기계와 양주잔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한 채 그대로 버려진 방 등 시간이 멈춘 장소에서 작가는 한국 사회가 품고 있는 수많은 성 담론들을 대담하게 풀어낸다. Serial Numbers Room(일련번호의 방) ● 이 방은 일본 포르노 영상에 붙는 일련번호와 포르노를 제작하는 회사의 이름이 매직으로 가득 차 있는 방이다. 일련번호와 단어들은 황진이 룸 클럽 주변에 도처에 깔린 유흥주점의 또 다른 모습이다. 작가는 부평역 일대의 지평선과 지도 속 모습을 문자의 배열로 표현해나간다. 일련번호에 비해 굵게 쓰인 회사 이름에는 업주와 성노동자 사이의 갑을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었다. Bottom-Dwelling Fish(저어족) ● '바닥고기'라고도 불리는 저어족은 하천이나 바다의 가장 아래쪽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들을 분류하는 이름이다. 저어족은 일반적인 수심에 사는 물고기들이 먹지 않는 먹이를 먹으며 살아간다. 우리는 이런 바닥고기에 관심도 없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지만, 바닥고기가 없다면 생태계는 유지될 수 없다. 이영후는 룸살롱이 한국 사회에서 '바닥고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천장에 매달린 와인통에서 떨어지는 물은 높게 쌓은 테이블 위 걸레를 적신다. 이 걸레가 흡수하지 못한 물들은 아래의 컵으로 떨어진다. 컵을 채우고도 남은 물들은 바닥의 걸레를 적신다. 룸살롱은 우리가 흡수하지 못하는 '물'을 끌어안는 걸레이다. 더럽다고 욕하고 피하고 싶어 하는 공간이지만, 이런 공간 없이는 사회가 안정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Dressing Room(대기실) ● 작가는 관람자의 상상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2004년 폐업이후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했다. TV, 신발장의 하이힐과 옷가지들은 바로 여기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빈 대기실 안쪽의 「Albinoid」는 색소결핍으로 인해 일정 공간에서 키우지 않으면 굶어 죽는 운명을 지닌 존재다. 하얀 악어는 한편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와 함께 이 공간을 지나쳐간 사람의 처지를 대변한다. Warning Room(경고의 방) ● 경보움이 울리는 방 안에서 관람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이영후는 「Warning Room」 작업을 통해 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고 한다. 일련의 설치를 통해 자유의지를 통제받을 때 사람들의 행동방식을 시각화한다. 바닥에 설치된 스프레이 페인트는 경보음이 울리는 방 안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준다. Reddish Room(붉은 방) ● 이영후는 처음 이 '황진이 룸 클럽'이라는 공간에 찾아왔을 때 이곳이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거대한 생명체로 느껴졌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이 룸살롱을 지배하는 붉은 색은 생명체를 숨 쉬게 하는 피 같았다. 이 붉은 방에 놓인 장난감 병정들은 이러한 붉은 욕망을 탄압하는 사회적 억압의 은유이다. 장난감 병정들은 이 붉은 욕망을 없애기 위해 점점 그 영역을 넓혀 간다. Duster Room(걸레의 방) ● 청소는 필연적으로 걸레가 더러워지는 상황을 내포한다. 더러워진 걸레는 반드시 빨거나 버려질 운명에 놓인다. 걸레의 방에선 이런 상하구조는 보기 좋게 역전된다. 10년 된 먼지를 닦아낸 걸레에 나타난 손의 흔적은 이곳에서 일하던 성노동자들의 모습과 겹친다. 반면 깨끗해진 테이블과 바닥엔 채워질 수 없는 욕망의 대상들이 펼쳐져있다. Dominated Room(지배의 방) ● 10여년의 시간동안 방치되어 있던 공간의 주인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고, 다른 곳보다 유독 습했던 마지막 방은 어떤 식물에 둘러싸였다. 이 식물은 인간에 대해 공격적이며, 우리 존재로 인해 지구에 찾아온 환경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자연의 몸부림이다. 작가는 이 식물을 지켜보며 관찰일기를 작성한다.

이영후는 우리 사회가 성(姓)에 품은 '닉토포비아'를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여전히 어둡기만 한 그 자리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단면, 성의 본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다. ■ 강재영

붉은색은 각종 금기시되는 것들의 색깔이자, 자극, 또는 흥분의 색깔이다. 몸속의 피, 고기를 더 먹음직스럽게 하려고 쓰는 붉은 등, 정지신호, 붉은 립스틱, 중요문장의 밑줄, 등등 이처럼 많은 것을 암시할 수 있는 이 '붉은색'은 외설적이고 자극적, 선정적이며, 때로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 이영후
Vol.20130516d | 이영후展 / LEEYOUNGHOO / 李泳厚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