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일어나는 중층적 담화들

(무)질서한 세 음성에 관한 대화록展   2014_1017 ▶ 2014_1023

초대일시 / 2014_1017_금요일_07:00pm

참여작가 / 000간(신윤예+홍성재)_차미혜_오희원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부산광역시_부산문화재단

관람시간 / 01:00pm~12:00am

cafe CCC Creative Culture Comrade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로 50번길 11-8

온라인 전시 blog.naver.com/this_place

# 전시의 시작을 위한 하나의 제안서 "이곳 1" : cafe CCC "이곳 2" : blog.naver.com/this_place (ID: this_place, Passward: thisplace) 지금 당신이 서 있는 "이곳 1"에는 기획자에 의해 작성된 서로 다른 두 개의 텍스트가 놓여 있습니다. 이 두 텍스트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중층적 담화들: (무)질서한 세 음성에 관한 대화록』이라는 전시를 시작하기 위해 당신에게 보내는 기획자의 제안서라 말할 수 있습니다. ● 당신이 만약 "이곳 1" 어딘가에 놓인 두 텍스트를 발견하고, 둘 중 하나를 무심결에 집어 들었다면, 그것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아니면 이것은 내려두고, 남아있는 또 다른 하나로 시작해도 상관없습니다. 이는 곧 둘 중 어떤 것으로 시작해도 무관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당신이 지금 이 종이를 들고 있다면, 이것이 바로 그 두 개의 제안서 중 하나일 것입니다. 혹시 어느 것 하나도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면, 아무것도 없이 그냥 시작하는 것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또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제안'이라는 말 속에 함축되어 있듯, 이들 텍스트는 말 그대로 이곳에서 일어나는 본 전시의 관람을 위한 무수히 많은 방법들 중 하나이자 기획자가 의도하는 전시의 지향점으로서 단지 하나의 전제이거나 예시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Ⅰ.『이곳에서 일어나는 중층적 담화들: (무)질서한 세 음성에 관한 대화록』은 시각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전시 매체의 발화(發話) 방식을 전시가 일어나는 공간 위에 존재하는 세 층위의 인물들, 기획자, 작가, 그리고 관람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무작위적인 말과 행위들을 관찰하고 기록해 봄으로써 우회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 전시는 기획자와 작가가 예술작품 혹은 예술언어를 매개로 특정한 주제나 개념을 전달하기 위해 써 내려간 일종의 텍스트 매체라 규정할 수 있다. 여기에서 기획자가 공백의 입방체 위에 예술작품을 매개로 무.언.가.를 기술해 나간다면, 작가는 다양한 형식의 예술언어를 매개로 그 무.언.가.에 관한 화답으로서 예술작품을 산출한다. 주지하듯이, 전시는 한 명의 필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서술된 것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다수의 필자에 의해 중층적으로 기록된 것이기도 하며, 또한 이미지 언어로서 예술작품을 통해 말하기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일상 언어와는 다른 형식으로 발화되는 독특한 형식의 텍스트라 볼 수 있다. ● 그렇다면 전시는 어떠한 목소리로 발화하고, 이 목소리의 수신자는 어떻게 응수하고 있는가? 전시의 목소리는 이중적이다. 전시 그 자체가 발현하는 순간, 전시가 일어나고 있는 여기, 이곳에는 기획자와 작가에 의해 남겨진 진술로서 기이한 형상의 텍스트와 이미지들만이 부유하기 시작한다. 그것들은 직접적이면서도 간접적이고, 투명하면서도 불투명한 양의적인 형태의 발화적 산물이고, 이는 수신인으로 하여금 애초에 해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혹은 규정 불가능한 행위와 말을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전시 공간을 교차하는 말들의 향연은 "전시"라는 매체의 발화 형식, 즉 말하기 방법론의 문제로 확장되는 동시에 "전시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잠재된 장소적 성질로서 모호함과 빗겨나감 이라는 시적 특성을 드러낸다. ● 전시는 발신인과 수신인, 즉 기획자와 작가 그리고 관람자 사이에 새로운 형식의 대화를 요청하고 있다. 정제된 이미지와 텍스트들의 울림 속에 무차별적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관람자는 이제 또렷이 보이지도, 들리지 않는 말 주변을 순회하며, 그 말의 내부를 탐색하고, 침묵 속에서 무언의 말들을 덧씌워 나간다. 이곳에서 말하는 이, 말을 듣는 이, 이들이 말하는 법 등 어느 것 하나 완결된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은 없는 듯 보인다. 화자와 청자는 분명히 존재하나 이들은 비밀스러운 목소리들로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렇다면 전시가 일어나고 있는 이 공간은 온갖 상대성이 허용되는 장소인가? 여기에서 출현하는 말과 행위들은 무의미한 헛소동에 지나지 않는가? 그럼에도 전시는 그 무.언.가.에 관한 하나의 텍스트이지 않는가? 그 무.언.가.에 대한 일말의 단서도 없는 관람자는 이것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가? 이들 사이에는 어떠한 방식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수많은 난제를 포함하고 있는 이러한 형식의 대화법에 내재된 가능성은 무엇인가? ● 쉬이 대답할 수 없는 이 질문들과 함께 본 전시는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는 대신, 전시 그 자체를 통해 이 문제들을 탐색하고, 이로부터 전시의 발화 방식을 역으로 추적해 보고자 한다. 이 전시에는 "이곳 1"과 "이곳 2(blog.naver.com/this_place)"라 명명되는 두 개의 공간이 구축되어 있다. 여기서 "이곳 1"은 "기획자"와 "작가"가 지워지고 난 이후, 그들의 말을 대신하는 특수한 언어로서 "예술작품"이 유영하는 장소, 즉 실제적인 전시가 일어나고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곳 2"는 이곳 1이라 명명되는 한정된 공간 위에 존재하는 세 층위의 사람들, 기획자, 작가, 그리고 관람자 사이에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며 오가는 말과 행위들이 관찰되고 기록되는 공간으로서 이곳 1의 심층적인 내면이라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전자가 후자의 관찰과 기록을 위한 계기로서 작동하는 하나의 실험적 장소로서 의도적으로 설정된 공간이라면, 후자는 전자에 대한 실험적 관찰로부터 파생된 기록물이 현현되는 본 전시 그 자체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본 전시는 이러한 '중층적 담화들의 생성 과정'에 관한 관찰과 기록을 통해 전시 혹은 작가와 관람자와의 불가피한 간극에 대해 도출을 시도할 것이다. 또한 본 전시를 통해 "기획자", "작가", "예술작품", "관람자" 사이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4자) 소통의 상호적 형식이 지닌 가능성이 무엇인지 고찰하고, 전시 매체의 발화적 성질을 재고하는 계기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 Ⅱ. 1. "이곳 1"은 평소 당신이 오갔던 "cafe CCC"가 맞습니다. 그럼에도 어딘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A라 지칭되는 기획자와 B, C, D라 불리는 세 작가들, 000간(신윤예+홍성재), 차미혜, 오희원 작가가 남겨 놓은 흔적들 때문일 것입니다. 2. B와 C, 그리고 D는 A에 의해 "이곳 1"으로 초대되었고, 2014년 10월 17일 저녁 7시부터 10월 23일 저녁 6시까지 이곳에 머무를 예정입니다. 3. A는 보이지 않는 전시 매체의 내재적 발화 방식을 들여다보고자 "cafe CCC"를 전시가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장소로서 "이곳 1"으로 설정하고, 전시의 발화법이라 가정되는 B, C, D의 서로 다른 형식의 세 음성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4. A가 000간(신윤예+홍성재), 차미혜, 오희원 작가를 그들의 이름 대신, B와 C, 그리고 D라는 식으로 표기하는 이유는 "이곳 1"에 존재하는 것은 이들 세 인물들이라기보다 그들에 의해 발화된 말들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5. B, C, D는 가끔 당신이 혼자서 이곳을 찾아오는 것처럼 홀로 앉아 있습니다. 따라서 당신은 "이곳 1"에서 B, C, D를 우연히 만나게 될 수도, 그냥 지나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당신이 이곳에서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처럼, 무심코 이곳을 방문하는 당신을 포함한 누군가들과 어떤 대화라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B, C, D 중 그 누구와도 만날 수 있습니다. 6.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들의 목소리들이 이미 발화하고 있지만, 이것은 기이하게도 고요한 침묵과 같은 울림으로 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들과의 대화는 마치 우리가 자기 자신과 대화하듯, 조용하고, 내밀하고,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즉 전적으로 당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는 방식으로만 이어질 수 있는 말들이기 때문입니다. 7. "이곳 1"로 치환된 "cafe CCC"는 일주일 동안 마치 정해진 자리가 없는 것처럼 유동적인 공간으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B, C, D가 어느 한 자리에 이미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당신이 앉아 있는 곳에 다른 누군가가 불현듯 찾아오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당신 또한 누군가가 이미 앉아 있는 곳으로 찾아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해, B, C, D와의 대화가 다른 누군가와 이미 시작된 상황이라면 당신에게는 어떤 결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다소 소극적인 사람이라면, 앞선 누군가와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것이지만, 이와는 반대되는 사람이라면 갑작스럽게 개입해 들어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8. B, C, D 세 음성과 함께 당신에 의해 발화된 말들은 "이곳 2", blog.naver.com/this_place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물론, 당신이 직접 "이곳 2"에 들어와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곳에 접근하기 위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ID: this_place / Passward: thisplace)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당신의 음성은 익명이자 동시에 "thisplace"라는 하나의 이름으로만 기록되어 A, B, C, D와 함께 "이곳1"의 음성으로 포섭될 것입니다. 9. "이곳 2"에 중층적으로 쌓인 "이곳 1"의 음성들은 전시가 끝난 후 『(무)질서한 세 음성에 관한 대화록』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발간될 예정입니다.

000간(신윤예+홍성재)_작품 렌탈 서비스_가변설치_2014
차미혜_무인칭을 위한 노래(Song for Zero person)_2채널 영상, HD, 컬러, 무음_00:08:45_2013
오희원_Blind Site : Before dusk_캔버스에 유채_45.5×60.6cm_2014 오희원_Image on Grid_01 - 10_패널에 종이_25×25cm_2014 (전시장에 01-10패널이 순서대로 나열돼 있진 않습니다.)

# 전시의 시작: 이곳에서 일어나는 중층적 담화들에 붙이는 한 권의 책, 『(무)질서한 세 음성에 관한 대화록』 ● "이곳 2(blog.naver.com/this_place)"에 기록된 "이곳 1", 즉 전시 내부로부터 발생한 일련의 말과 행위들은 마지막으로 한 권의 책으로 발간될 것이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중층적 담화들: (무)질서한 세 음성에 관한 대화록』은 "이곳 1"로부터 출발하여 "이곳 2"에 덧붙여진 말들을 토대로 작성될 대화록과 함께 비로소 무기한 동안의 전시를 시작한다. 본 전시는 "부산문화재단", "부산대학교 앞 cafe CCC"와 "샵메이커즈"에 비치되고, 일부 수량은 "이곳 2"와 이메일(taein1227@hanmail.net)에 남겨 준 주소로 발송될 것이다. ■ 김태인

Vol.20141021g | 이곳에서 일어나는 중층적 담화들: (무)질서한 세 음성에 관한 대화록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