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경 Kaleidoscope

김혜림_이장훈_박창식展   2014_1022 ▶ 2014_1029

초대일시 / 2014_1022_수요일_06:00pm

기획 / 박창식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KEPCO ARTCENTER GALLERY 서울 서초구 효령로 72길 제2전시실 Tel. +82.2.2105.8133 www.kepco.co.kr/artcenter

10월 22일에서 29일까지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제2전시실에서『만화경』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김혜림, 이장훈, 박창식 작가의 3인전이 개최된다. 그들은 회화를 주된 표현도구로 사용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변화된 시각 환경에 반응하듯 스냅사진과 책, 만화, 영화, 인터넷 등에서 이미지를 수집하여 개인적인 감각의 프레임 안에 공간, 환상, 서사, 풍경 등의 키워드를 필터링해낸다.『만화경』이라는 제목은 그들이 미술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 어렸을 적 만화경을 봤던 것을 떠올려 보자. 그저 평범한 색지를 가위로 얇게 잘라서 삼각의 상자 속에 넣어 눈을 가져다 대면 금방이라도 버려질 것 같던 자투리 색지들도 휘황찬란하게 영상을 만들어 내고는 한다. 반사라는 단순한 원리임을 알면서도 평범한 것들이 비범한 것으로 바뀌는 시각적 즐거움에 눈을 쉽사리 떼지 못했던 기억을 누구라도 한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 이 작가들에게 수집된 이미지들은 만화경 속에 던져놓았던 종잇조각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미지들을 구성하고 공간을 만들어낸다. 마치, 자투리 색지를 삼면의 거울에 던져 반사된 허구의 공간을 돌려보며 새로운 시각적 욕구를 채우듯, 작가가 눈여겨보던 일상의 조각들은 작가 저마다의 필터를 통해 일상적이지 않은 것이 되고, 때론 비범한 것이 되며, 종종 아름다운 것이 된다.

김혜림_7½ days_캔버스에 유채_97×130.3cm_2014
김혜림_Bears sit on the chair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4

김혜림의 작업에는 수많은 오브제들이 등장한다. 안경과 눈, 말 조각, 떨어지는 의자, 새, 유기체적인 덩어리의 형상 등,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이미지들로 구성된 화면 안에서 오브제들은 서로 충돌하며 비선형의 시공간과 이야기를 그려낸다. 팽팽하기도, 느슨하기도, 옅어 보이기도 하는 화면의 긴장감은 어떠한 감정의 선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심리주의 소설의 창작 기법인 '의식의 흐름' 기법은 소설 속 인물의 파편적이고 무질서하며 잡다한 의식세계를 자유로운 연상 작용을 통해 가감 없이 그려내는 방법을 말하는데, 그의 그림은 소설의 기법과 같이 복잡하고 기묘한 의식의 파편들을 인간의 내면세계를 축약한 암호처럼 이미지로 펼쳐 보인다.

이장훈_신호탑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4
이장훈_붉은 땅 외곽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4
이장훈_발견된 구조물_캔버스에 유채_60.5×244cm_2014

이장훈은 어릴 적부터 꿈꾸어 왔던 상상의 공간을 캔버스에 그려낸다. 그는 어린 시절에 만화영화나, 만화책, 영화 속에서 나오는 외계행성이나 우주 공간 같은 미지의 장소들을 동경해왔다고 이야기 한다. 그의 머릿속에 존재했던 공간들은 갈수 없는 곳, 노스탤지어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데, 그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상상 속에서 구축과 허물기를 되풀이 한다. 그가 구현한 세계는 분명 환상적인 공간이다. 하지만 그의 풍경 속에는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사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공사장에서 덮어두는 푸른색 천, 나무 더미. 철제 구조물과 같은 것 들이다. 그 사물들은 그가 상상하고 구축한 공간 안에서 마치 미지공간의 표면처럼, 우주공간의 어느 한 행성의 건물들처럼 그려짐으로써 우리에게 일상적인 풍경을 상상의 공간으로 떠올려보도록 이끈다.

박창식_Stack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1.5×227cm_2014
박창식_Friendly fir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7×97cm_2014
박창식_Stack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7×97cm_2014

박창식은 다른 두 작가에 비해 비교적 사실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그의 작업은 풍경에 대한 의심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다소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화면들에 비해 일상적 풍경이 더욱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파편적으로 수집하게 되는 풍경의 조각들을 모아 현실에도 존재하지 않고, 가상의 세계도 아닌 중간에 위치한 풍경을 그려낸다. 그가 그려낸 정적이면서도 불안감을 자아내는 정조가 흐르는 풍경은 그가 풍경을 인식하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의 풍경에는 일상적인 도심의 특징 없는 건물 단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도, 용산참사와 같은 사회적 이슈의 풍경이 아무렇지 않게 같이 하나의 풍경으로 개입하게 되는데, 그는 이 풍경들을 한 화면으로 불러들임과 동시에 각 이미지들의 본래 맥락이 자아내는 특유의 정조를 제거함으로써 그 풍경들을 하나의 비장소적 풍경으로 옮겨놓는다, ● 작가들은 저마다의 눈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그려낸다. 그들은 언어로 형상화 할 수 없었던 정서들이나 풍경과 사물의 이면, 본질을 드러낸다. 만화경을 들여다보듯, 그들의 다소 개인적이고 은밀한 시선을 통해 그려나간 작업을 보며 세상을 탐색하는 다양한 눈을 감상해 보길 권한다. ■ 박창식

Vol.20141022d | 만화경 Kaleidoscop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