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나나 & 金랑켄

이경미展 / LEEKYOUNGMI / 李慶美 / painting.installation   2008_0924 ▶︎ 2008_1007 / 일요일 휴관

이경미_李Nana_나무판넬에 유채_72×54cm_2008 이경미_金Ranken_나무판넬에 유채_72×60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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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홈페이지_http://www.leekyoungmi.com

초대일시 / 2008_0924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표갤러리 사우스 PYO GALLERY SOUTH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17번지 네이처포엠빌딩 B112호 Tel. +82.(0)2.511.5295 www.pyoart.com

고양이와 커튼 밖의 세상 ● 이경미의 그림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작가 스스로도 규칙에 근거한 물리학 같은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작가의 대화법 또한 또박또박하고 논리적이다. 감상자도 그의 그림들을 일람하면 어떤 규칙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모든 규칙에는 예외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이경미 그림의 규칙을 찾아보자.

이경미_babel in N.Y.C._나무부조판넬에 유채_116.7×72.7cm_2008

이경미 그림의 단골손님은 고양이다. 누런 얼룩백이 고양이와 거무스름한 고양이가 단골인데, 한 마리가 등장할 때도 있고 두 마리가 등장할 때도 있다. 작가와 어울려 등장하기도 한다. 이 고양이들 모두 작가와 더불어 작업실에서 산다. 이들 고양이와 함께 하는 단골 장식은 커튼이다. 금색, 은색, 자색, 청색 등의 커튼들이 장미 꽃잎처럼 피어오르며 고양이를 숨기고, 받치고, 품고, 때론 고양이에 드리워진다. 고양이는 그 커튼으로 인해 웃고, 졸고, 쉰다. 고양이 및 커튼 이외에도 이경미 그림에 등장하는 세 번째 규칙적 요소는 외부의 풍경이다. 바다의 풍경이 가장 많이 등장하고, 우주 공간, 세계지도, 마천루, 타운 하우스, 녹색 정원, 중세 성당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이경미_Epipolar geomexstry : Negativen_나무부조판넬에 유채_116.7×91cm_2008

귀여운 고양이, 부드러운 커튼, 낭만적인 풍경 등이 어우러져 이경미의 그림은 화사한 모습을 연출해낸다. 사실적 묘사, 꼼꼼한 색칠, 섬세한 구성 등 작가의 능란한 솜씨는 그림을 더욱 반짝거리게 한다. 그렇지만 그 반짝거림의 뒤편에는 작가의 개인적 애환이 스며들어 있다.

이경미_topological space_나무부조판넬에 유채_91×116.7cm_2008
이경미_eternal embrace_나무부조판넬에 유채, 프린트_60×72cm_2008

고양이와 커튼은 그림의 내면을 이루어낸다. 동시에 작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고양이는 작가의 동거자이자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늘 불안하고 혼란스러웠던 지난 시절. 이경미는 쓰라린 가정사를 견디어내야 했다. 그러기에 집 한 켠에 눈 딱 감고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 고양이는 지금 작가의 그림에 그리고 작가의 화실에 여전히 웅크리고 있다. 그 웅크린 이경미를 커튼처럼 감싸준 분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커튼을 직조하시며 상처 난 이경미의 마음을 이음질하고 보듬어 주셨다.

이경미_street & library_나무부조판넬에 유채_90×90cm_2008

고양이 및 커튼과 함께 작가는 안에 있지만 그러나 항시 바깥을 바라본다. 눈 딱 감고 있지만 늘상 바깥을 동경한다. 이국의 도시를 동경하고, 넘실대는 바다를 바라보고, 오대양 육대주의 세상을 넘보고, 아폴로 우주선이 날아간 광활한 우주를 그리워한다. 작가는 층을 두고 각을 세우면서까지 안과 구분되는 바깥으로 나가려고 한다. 고단하고 지난한 안을 벗어나는 길은 넘실대고 광활한 밖이었으리라.

이경미_hidden in green2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08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겠는가. 어쩌면 우리에게 상처를 입힌 영혼들 또한 상처받고 버림받은 영혼일터이다. 상처 입은 영혼이 우리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힐 때 어찌해야할까. 그림을 통해 그 답을 모색해 나가면서 이경미의 그림이 자아 및 세상과 소통하고, 그리하여 행복해지기를 바래본다. ■ 김진엽

Vol.20080924b | 이경미展 / LEEKYOUNGMI / 李慶美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