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Textured_봄

이동재展 / LEEDONGJAE / 李東宰 / painting.sculpture   2017_0603 ▶︎ 2017_0702 / 월요일 휴관

이동재_Text, Textured-매(梅, prunus mu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_116.8×91cm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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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개인 8,000원 / 청소년 7,000원 / 어린이 6,000원 * 24개월 미만, 65세 이상 무료관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마감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가나아트파크 GANA ART PARK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17(일영리 8번지) 레드스페이스 전관 Tel. +82.(0)31.877.0500 www.artpark.co.kr

텍스트와 텍스쳐가 만드는 '봄'의 낭만 ● 이번 전시 『Text, Texured_봄』은 2012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이동재 작가의 개인전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Text, Textured' 시리즈는 영화 속 한 장면(scene)을 알파벳 유닛으로 재현했고, 암호처럼 보이는 텍스트는 해당 영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았다. 이후 2012년 이동재 작가는 비틀즈와 마돈나 등 뮤지션의 모습을 그들의 노래 가사를 바탕으로 알파벳을 붙여 캔버스에 형상화했다. 이번 신작 「Text, Textured_봄」 시리즈는 알파벳 문자가 어떠한 형상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작품과 큰 변화를 보인다. 일단, 띄어쓰기가 없고 레진(resin)으로 제작한 알파벳은 동일한 크기로 균일하게 부착되어 있어, 작품의 형식은 문자를 의미하는 텍스트(text)와 "(밋밋하지 않고) 특별한 질감"을 의미하는 텍스쳐드(textured)라는 사전적 의미에 충실히 부합한다. 이것은 2003년부터 진행된 콩과 팥이 신체기관 '콩팥'이 되고 쌀로 '라이스 장군'을 표현하는 등 개별 작품에 대한 의미가 부각되는 직접적인 언어유희 작업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동재_Text, Ttextured-란(蘭, orchi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_116.8×91cm_2016
이동재_Text, Textured-국(菊, chrysanthemum)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_116.8×91cm_2016

그 이유는 조각을 전공한 이동재 작가의 작품은 결과적으로 서양화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캔버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이 '조각'적 맥락에서 진화하고 있다고 이해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의도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형상이 사라진 화면은 레진으로 직접 제작한 알파벳 문자들의 '질감(texture)'이 돋보이면서 이번 전시의 소주제 '봄' 즉, '본다(watching)'라는 행위가 양감과 촉감을 가늠할 수 있는 일련의 예술적 행위가 될 수 있음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에 보태어 문자의 나열은 독해가 가능한 어떤 주제와 대상에 대한 본문이라는 점에서 이동재 작가의 단색조 작품 표면은 회화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특별한 마티에르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동재_Text, Textured-죽(竹, bambo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_116.8×91cm_2016

현대인의 일속산방을 꿈꾸며 ● 『Text, Texured_봄』은 가나아트파크 내 레드스페이스 3개 층 공간을 개념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모든 공간에 디자이너 가구 일부가 함께 연출되는데, 인간의 신체와 물리적으로 맞닿은 가구는 현대사회에 귀속된 현대인의 표상처럼 놓여진다. 이동재 작가는 1층부터 3층까지 작품의 테마를 달리한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외부와 직접 연결되는 1층은 '봄'과 '꽃' 문자 자체를 도상화 시켜 가구에 배치시켰고, 2층은 대중성의 상징처럼 남아있는 비틀즈의 노래와 매란국죽(梅蘭菊竹) 등을 주제로 연상되는 색과 그에 대한 영문 번역본을 실은 작품들이 함축된 시학의 미를 강조한다. 3층은 금강경과 반야심경 등 명상을 통한 정신적인 시공간이 연출된다.

이동재_Text, Textured-송(松, p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_116.8×91cm_2016

이동재 작가는 전시 준비과정에서 다산(茶山)이 은자(隱者)의 이상적인 거처에 대해 서술한 『제황상유인첩(題黃裳幽人帖)』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다산의 제자, 황상(黃裳)이 실제 스승의 가르침대로 고향에 만든 서재, '일속산방(一粟山房)'에 은거했듯이, 이동재 작가는 속세를 초월한 과거 은자의 덕목을 예술가로서의 몫을 다하여 실천하고 있는 듯하다. 이동재 작가의 작품에서 암호처럼 딱딱한 기호체계는 사실상 작가가 꿈꾸는 이상적인 시공간으로 가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봉인된 안내서 역할 또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전이 숨어있다. 그동안 작가의 작품은 회화와 조각의 범주에서 미학적 해석이 이루어졌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 범위가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문학을 '시각적·입체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시(詩)'는 대중가요를 비롯하여 고서 속 시조에 이르기까지 현대에 다양한 변주로 부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동재 작가가 꿈꾸는 마음 한켠의 아주 작은 방, 일속산방은 과거와 현재의 접점이자 오늘날 예술이 실현할 수 있는 정신적인 안식처가 아닐지 생각하게 한다. 우리 모두 그곳에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 박정원

Vol.20170604e | 이동재展 / LEEDONGJAE / 李東宰 / paint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