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에코 Green Echo

이샛별展 / LISETBYUL / painting   2017_0727 ▶︎ 2017_0813 / 월요일 휴관

이샛별_녹색 에코展_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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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샛별 홈페이지_lisetbyul.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4기 입주예술가 개인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Artist Residency TEMI 대전시 중구 보문로199번길 37-1 (대흥동 326-475번지) 아트라운지 Tel. +82.(0)42.253.9811~3 www.temi.or.kr

에코는 울림이다. 에코는 반사 따위의 작용으로 충분한 진폭과 명확한 지연 시간을 갖고 되돌아오는 파이다. 누군가의 행위에 의해서만 발생하며 무언가에 부딪혀 발화한 자에게 되돌아온다. 발화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울림 또한 없다. 에코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소리이다. 그렇다면 에코는 비주체적 소리일까? 단순히 발화자의 말만을 희미하게 반복하는 소외된 울림일까?

이샛별_녹색 에코 Green Echo_캔버스에 유채_180×306cm_2017
이샛별_녹색 에코2 Green Echo_캔버스에 유채_123×180cm_2017

신의 노여움을 사 남의 끝말만을 되풀이하는 형벌을 받고 나르키소스를 사랑하다 목소리만 남은 그리스 신화 속 숲의 요정 에코는 신체 없이 떠도는 목소리이다. 요정 에코가 자신의 그림자에 매료되어 영원히 자기라는 감옥에 갇힌 남자를 사랑하다가 신체를 잃게 되었다는 설정은 절묘하다. 나르키소스는 자신과 사랑에 빠졌으므로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 그의 세계는 『백설 공주』속 왕비의 거울이고 안톤 체호프의 『굽은 거울』이며 절대적 폐쇄이다. 에코는 절망 속에서 자기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생물학적 육체를 잃고 영원히 떠도는 목소리로 남게 되었다.

이샛별_녹색 에코3 Green Echo_캔버스에 유채_123×180cm_2017
이샛별_유일한 시 The only poem_캔버스에 유채_130×89.4cm_2017

에코를 메아리로만 보면 그저 되돌아오는 단순 반복의 울림일 뿐이다. 하지만 말하는 자의 입에서 떠나 공기를 휘게 하고 무언가에 부딪혀 다시 발화자에게 돌아오는 변형된 소리라고 한다면 어떨까? 반향에 의해 다른 주파수를 가지고 회귀하는 창조된 소리라고 한다면? 남의 말을 영원히 따라 하는 소리가 발화자의 목소리를 침범해 오염시키며 스스로 해명되지 못한 소리를 되돌려주는 요정 에코의 유일한 주체적 행위라면? 발화한 공간에서 우리 눈과 귀에 포착되지 않는 수많은 것들과 합쳐진 소리, 즉 주체가 내뱉은 것에 무언가 더해진 왜곡되고 더럽혀진 전혀 다른 소리, 더 이상 출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환된 소리라면? 몫 없이 사라진 자들의 목소리를 돌려주는 울림이며 사건 후의 증상으로 본다면? 들을만한 소리로만 구성되길 원하는 우리 삶의 하울링이라면? 여기에 공간 자체가 우리가 내뱉는 소리의 특정 주파수를 증폭하는 역할까지 하게 된다면 어떨까? 의미가 명확한 완전한 소리에서 불필요하게 계속 추가되는 소리, 입출력이 있는 시스템에서 출력 때문에 입력을 변화시키는 소리인 하울링은 피드백이다. 내보낸 것이 다시 돌아올 때 원음에 무언가 추가되어 왜곡된 것이 입력되고 그것이 출력되는 상황의 무한 반복 루프.

이샛별_부드러운 밤-창백한 빛,얼룩A Soft Night-A pale light,Stain_캔버스에 유채_45.5×53cm×2_2017
이샛별_굽은 거울 The Bent Mirror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17
이샛별_굽은 거울 The Bent Mirror_캔버스에 유채_45.5×53m×2_2017

변형되어 귀환하는 에코에 녹색을 더한다. 가장 자연적인 색이라 일컫는 녹색은 과거에 자연을 흉내 낸 색으로 불경하게 취급되었으나 이 시대의 녹색은 자연을 넘어 이상화된 삶을 대변한다. 녹색은 이미 트렌드와 대안이 되어 버린 지 오래고 점점 더 강력한 자본을 요구하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대가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우리의 말과 행동과 생각은 그냥 고여 있는 것이 아니다. 에코를 갖고 있으며 나에게 되울릴 것이고 다시 나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영원히 변질시키는 피드백을 무한반복 할 것이다.

이샛별_인간적인 혹은 오염된 시간-4월, 블루, 시 Human or contaminated time-April, Blue, Poem_ 3채널 영상_00:06:42_2017

녹색의 에코란 무엇일까? 녹색이 메아리로 되돌아온다면 그것은 어떤 색이며 형태이며 소리일까? 죽었어도 자기 죽음을 알지 못하고 끝없이 무덤에서 살아나는 좀비처럼 푸르고 싱싱한 녹색은 다른 어떤 것을 계속 추가해가며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우리 눈앞에 드러나고 있다. 녹색의 얇디얇은 살갗을 살짝 들추면 거기에는 곪아터진 살과 피와 끈끈한 액체와 너덜대는 근육이 뒤엉킨 시뻘건 죽음의 덩어리가 있을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적응한 자들만이 살아남는 세계에서 근본적인 것은 절대 바꾸지 않으면서 그저 삶을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우리의 지독한 관성에 진정한 욕망의 에코를, 녹색이 녹색으로 존재하기 위해 제거한 것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는 우리에게 에코로 되돌아오는 녹색, 녹색 하울링을 만들어내는 텅 빈 사람들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증폭되어 되돌아오는 불쾌한 하울링이 음향시스템에 구성적인 것처럼 삶에서 우리가 제거한 것들의 이야기는 우리 삶에 구성적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가리고 숨기고 아니라고 거짓을 말해도 그것들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보지 않으려고 억압한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다. 끝끝내 당신의 삶 속으로 되돌아온다. ■ 이샛별

이샛별_녹색 에코展_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_2017

An echo is a reverberation. An echo is a sound wave that returns with sufficient amplitude and definite delay in time resulting from reflection. It is generated only by someone's action and it comes back to the speaker after being reflected off something. If there is no speaker, there is no reverberation. An echo is a sound that cannot exist autonomously. Then, is an echo a non-subjective sound? Is it merely an isolated reverberation that faintly repeats the speaker's words? ● Echo, a mountain nymph in Greek mythology who fell in love with Narcissus but roused the anger of a goddess and was punished to exist only in her voice, is a bodiless voice that continues to wander. The story of Echo, falling in love with a man who was fascinated by his own reflection and eternally shut up in a prison which was himself, and losing her own body, is quite ironic. Narcissus fell in love with himself and thus could not accept love from another person. His world was the magic mirror in 『Snow White』 and Anton Chekhov's 『The Crooked Mirror』, which mean an ultimate closure. Echo, in her desperation, lost her physical body through which she could prove her existence and was left as a voice that wanders forever. ● If we see echo as merely a reverberation, it is just a simple repetition of sound that comes back to us. However, what if we say it is a transformed sound that leaves the mouth of the speaker, bends the air, and returns to the speaker after being reflected off something? What if we say it is a sound newly created through reverberation, which returns in a separate bandwidth? What if the sound of repeating the words of others was the only autonomous action of Echo, the nymph who intrudes into and contaminates the voice of the speaker and returns a sound that has not been explained? What if it is a sound combined with countless things that have not been captured by our eyes or ears from where the speech was made, added with things other than what the subject uttered, distorted, tainted and transformed to the degree of making it impossible to recognize the original source? What if we consider it as the reverberation of the voices of those who have disappeared without their their own shares and also after-effects of an event? What if it is the howling of our lives which we want to consist of hearable sounds? What would it be like, if the space itself plays the role of amplifying certain bandwidths of sounds that we blurt out? Howling, the sound that continues to be added unnecessarily to the complete sound with a clear meaning, and the sound that changes the input in the input/output system due to the output, is a feedback. It is an endless loop of input and output of something added and distorted to the original sound on its return. ● The color green is added to the echo that is transformed and returns. Considered the most natural color, green was once seen negatively as a color that imitated nature, but today, it represents an idealized life beyond nature. It's been a long time since green became the trend and most favored alternative. The color requires more and more capital and the price for maintaining it continues to weigh on us. Our words, actions and thoughts do not stay stagnant. They have echoes that will come back to us, and the feedbacks, which eternally alter our words, actions, and thoughts, will be repeated endlessly. ● What is the echo of the color green? If green comes back as an echo, which color, shape and sound will it assume? Fresh and vivid green, which is like a zombie that does not realize its own death and repeats to rise from its grave, reveals itself in a huge, terrifying form ceaselessly adding numerous different things to itself. If we lift its thin skin, there should be bright red lumps of death made of flesh filled with pus, sticky blood and frayed muscles. In a world where only those adapted to neoliberalism survive, it is attempted to present the echoes of genuine desire, the stories of things removed for the color green to stay green, to our dreadful inertia of trying to make life tolerable while not changing anything fundamental. The exhibition focuses on showing hollow people who create green howling, or the color green that comes back to us as an echo. Just as the unpleasant howling that is amplified and returns is constructive to the sound system, the stories of things that we removed from life are constructive to our lives. What is important definitely comes back, no matter how hard you try to conceal, hide or deny it. What you have suppressed not to see may not show, but it has not disappeared. It ultimately returns to your life. ■ LISETBYUL

Vol.20170727c | 이샛별展 / LISETBYUL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