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공·조

김지현展 / KIMJIHYUN / 金知鉉 / sculpture   2017_0815 ▶ 2017_0901 / 일요일 휴관

김지현_Green Nostalgia_혼합재료_203×124×246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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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818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02:00pm~06:00pm / 일요일 휴관

아터테인 스테이지 ARTERTAIN stage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717-14번지 Tel. +82.(0)2.6160.8445 www.artertain.com

유토피아, 좋은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 2008년 2월 25일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이라는 기치 아래 국민들을 상대로 한국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처럼 그의 긴 혀를 내둘렀다. 그의 공약은 사업가 혹은 사기꾼들이 사업설명회를 하듯이 국민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듯 능수능란하여 그의 전 이력이 어떻든 국민들, 돈 걱정은 안시키겠구나 현혹시켰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 이명박 후보의 라이벌로 나온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너무나도 불안했었기에 그래, 이념과 정치를 떠나 돈 걱정만 안해도 그게 어디냐라고 하는 아주 묘한 민심이 진보, 보수 전반에 형성되었던 것이다. 이 바람을 타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정말 국민을 상대로 사업을 했다. 말 그대로 자신만의 사업. 그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대한민국 국민이 낸 세금을 사업 자금으로 땡겼다. 그리고는 정말 가공할만한 사업들을 성공시킨다. 그리고 돈 걱정만이라도 안하고 싶었던 우리 국민들은 그의 사업에 세금으로 투자한 망한 투자자로 전락했다. 아니 역사 앞에 부끄럽게 설 수 밖에 없는 동조자로 그에게 공조했다.

김지현_Green Nostalgia_혼합재료_203×124×246cm_2017_부분
김지현_녹색공조_발포우레탄_203×67×60cm_2017
김지현_녹색공조_발포우레탄_203×67×60cm_2017_부분

김지현 작가의 『녹색 공조』는 이명박 정부 혹은 정치와 예술의 사회적 관계만을 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입추가 지나 맛보게 되는 선선한 바람처럼 자연은 정확한 절기상의 반복으로 우리에게 무언가를 계획할 수 있는 근거와 믿음을 준다. 적어도 우리의 축적된 경험과 도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회만큼은 자연 보다도 더 인간의 삶에 밀접했어야 하고 보다 더 확고한 믿음을 주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반목하는 사회 만큼은 높은 도덕적 반성과 윤리적 실험으로 극복되었어야 했던 것 아닌가. 과연 우리는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인가. 김지현 작가의 작품 주제가 명확한 만큼 그 속에 내포된 질문 역시 너무나 직접적이면서 차갑게 날이 서있다.

김지현_Green Nostalgia-drawing_종이에 펜, 크레용_54×39cm_2017
김지현_A Monument_종이에 펜_54×39cm_2017
김지현_On Construction-drawing_종이에 펜_27×19.5cm_2017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이라는 긴 혀의 내둘림을 그대로 방치하고 공조한 결과 우리는 겉모양만 번지르르한 녹색의 광장 위에 그리고 녹조 라떼로 변해버린 사대강 위에 무력하게 내동댕이쳐졌어야만 했다. 이명박의 긴 녹색의 혀는 여전히 우리의 삶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김지현 작가의 「녹색 공조」의 깨진 거울 조각에는 이명박 (여전히 그는 녹색의 긴혀를 이리저리 휘두리고 있다), 쪽지를 들고 쓰러져 있는 사람 (그 쪽지에는 유토피아로 향하는 지름길같은 허언들이 적혀있다)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나, 이렇게 세명의 동조자들이 반사된다. 그 공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이 너무나 끔찍하지만 사실이다.

김지현_Over burden_레진에 아크릴페인트, 스테인리스_120×80×40cm_2017
김지현_검은밀월_우레탄에 연필드로잉_60×33×35cm_2017

그 작품은 이명박의 얼굴과 작가의 자조상이 맞붙어 녹색의 토사물을 쏟아내는 작품으로 이어지면서 메스꺼움이 극에 달하게 된다. 이윽고 이명박의 얼굴과 박근혜의 얼굴이 맞붙어 검은 무언가를 쏟아내려는 순간의 장면으로 이어지면서 김지현 작가의 조각 작품들은 녹색공조는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토피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허무한 이상향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좋은 곳이라는 의미로 우리의 현실에서 꼭 실현 할 수 있는 곳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에 어쩌면 정치는 늘 이렇게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우리들의 유토피아를 제시할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현실 가능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막연한 이상향이나마 우리의 냉혹한 현실로 부터 한번쯤이라도 훌쩍 벗어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었던 유토피아였다면 이렇게 자괴감으로 뒤척이는 밤을 보내지는 않았을텐데... ■ 임대식

Vol.20170816h | 김지현展 / KIMJIHYUN / 金知鉉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