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나라의 음악 Music from a decaying country

최수연展 / CHOESUYEON / 崔修娟 / painting   2019_0221 ▶︎ 2019_0307 / 월,공휴일 휴관

최수연_魔王, 你贏了(King Evil, you won)_리넨에 유채_230×160cm_2019

초대일시 / 2019_0221_목요일_05:00pm

주관 / 청주시립미술관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관람시간 / 09:3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0)43.201.4057~8 www.cmoa.or.kr/cjas

2018-2019년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 12기 열한 번째 릴레이 전시로 최수연 작가의 『망한 나라의 음악 Music from a decaying country』展이 오는 2019년 2월 21일부터 3월 7일까지 2층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또한 전시개막 행사는 2019년 2월 21일 목요일 오후 5시에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로비에서 진행된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최수연_무제 Untitled_황목에 유채_160×130cm_2019
최수연_妳陽己盡, 陰壽未終 Your life on earth is exhausted but your life in hell is unfinished (연꽃)_황목에 유채_97×130cm_2019
최수연_妳陽己盡, 陰壽未終 Your life on earth is exhausted but your life in hell is unfinished_리넨에 유채_180×220cm_2019
최수연_선녀_리넨에 유채_163×130cm_2018

최수연의 작업에 대한 단상 ● 엷은 붓질 사이로 형형색색의 복장을 한 아름다운 여인들의 창백한 얼굴이 드러난다. 몇 개의 작품을 연이어 보고 있으면 이 여인들의 얼굴 표정이나 생김새가 거의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전적인 동양풍의 옷을 입은 채 전형화 된 여성미를 드러내는 이 여덟 개의 연작에 최수연은 「팔선녀」(2013)라는 제목을 붙였다. 실상 진열된 마네킨들을 그린 이 작품은 최근작까지 이어지는 최수연의 작업에 대한 해석의 단서가 된다. '선녀'로 암시되는 비가시적이고 이상적인 이미지가 지극히 현실적인 세계 안에서 시각화되면서 생기는 부조화에 관한 관심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최수연은 2016년 단원미술관에서의 첫 개인전 '퇴(頹)'에서 지옥과 천국, 영혼과 같이 모든 종교의 관심사이기도 한 초자연적 세계를 다룬 작품들을 발표했다. 영혼을 이끄는 천국의 빛, 지옥 불, 하얀 빛을 받으면서 괴로워하며 사라져가는 강시, 인간에게 빙의되는 혼령, 흰 옷 입은 귀신이 회전하면서 벽을 넘는 장면 등 대부분 물리적 현실의 범주를 넘어 정신세계에서 일어나는 승리나 파국의 장대한 서사를 담고 있는 이미지들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일견 영적인 활동에 대한 관심의 소산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 최수연의 관심사는 비가시적이고 초자연적인 세계가 전설이나 설화와도 같은 특정한 문화체계를 통해 구현되는 방식에 있다. 이러한 관심은 대중매체가 이와 같은 설화들을 다루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확장된다. 최수연은 '전설의 고향'과 같은 우리나라의 옛 드라마들이나 '대지옥', '천년호'와 같은 영화, 중국의 '천녀유혼', 강시에 관한 영화 등 주로 영혼의 세계를 다룬 동아시아권의 전설과 설화를 대중적인 시점으로 구현한 영상물들을 출처로 삼아서, 여기에서 구사되는 상투적인 이미지들을 회화로 재현하였다.

최수연_망한 나라의 음악展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_2019
최수연_망한 나라의 음악展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_2019
최수연_망한 나라의 음악展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_2019
최수연_망한 나라의 음악展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_2019

2018년 오뉴월 이주헌의 개인전에서 선보인 최근작에서 최수연은 이러한 장면 위에 '태평(泰平)'이나 '불길(不吉)'처럼 장대한 드라마에 나올법한 전형적인 자막들을 의도적으로 반복 삽입하여 그 상투성을 더 부각시켰다. 이와 같은 방식은 관념적인 세계가 가시화될 때 작용하는 한계, 즉 상상력의 빈곤함이나 표현상의 조악함, 문화적 범례화의 틀에 의해 부가되는 한계를 노출시킨다. 예컨대 '장희빈'과 같은 사극에서 언제나 가장 극적이라고 인식되는 사약을 먹는 장면을 연작으로 구현한 「무제: 징치(懲治)」(2016) 연작에서, 최수연은 대중매체에서 일정한 유형으로 반복 재생산되는 이미지 안에 내재된 권선징악의 구도와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징벌 체제를 주지시키고 있다. 그러나 최수연의 작업이 대중매체에 대한 비판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본 적 없는 세계에 대한 서사를 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현세적인 사고체계가 투영되는 지점을 포착하고, 영원성에 대한 인간의 믿음과 문화적 기호 사이의 일치할 수 없는 간극에 주목한다. ● 신비롭고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에 의해 인간은 끊임없이 보이지 않는 실체를 상상하지만, 그것이 재현되는 방식에는 언제나 특정한 프레임이 개입된다. 오뉴월 이주헌의 전시장 한 벽을 특정 종교의 교리 설명용 메모로 채운 최수연의 「선군공부」(2018)는 관람자로 하여금 방대한 정신적 원리를 몇 개의 공식처럼 교리화하는 종교적 프레임의 한계와 부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의 작업에서 엷은 붓질과 투명 미디움에 의해 흐릿해진 장면들은 흔들리는 듯한 불확실성을 느끼게 함으로써, 물리적으로 구체화시키기는 것이 불가능한 실체에 대한 메타포가 될 수 있다. 그것은 허구라고 할 수 없지만 너무 흐릿하여 붙잡을 수 없는 어떤 것, 포착하려는 동시에 사라지는 것, 어쩌면 회화가 언제나 포착하고자 하는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있을 것이다. ■ 이은주

Vol.20190221b | 최수연展 / CHOESUYEON / 崔修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