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initially, finally

강주현_이해민선_임선이_조혜진_한성필展   2019_0314 ▶︎ 2019_0414 / 월요일 휴관

PHOTO-initially, finally展_스페이스 소_2019

초대일시 / 2019_0314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소 SPACE SO 서울 마포구 동교로17길 37(서교동) Tel. +82.(0)2.322.0064 www.spaceso.kr

사진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진으로 오브제들을 만들어내는, 서칭 과정을 통해 사진 이미지들을 찾아내고 이 데이터들을 재료 삼아 사진의 형태로 완성되는 작품들이 있다. 또는 조각이라 할 수도 설치라 할 수도 있는 작업, 대형 설치 프로젝트를 오랜 시간 준비하고 만들어가지만 그 과정은 매끈한 사진의 화면 뒤에 감추는 작품들이 있다. 전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이 작품들은 사진이기도 사진이 아니기도 하다. ● 10여년 전쯤 '사진'이 미술계/미술시장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사진을 매체로 작업을 하는 젊은 작가들이 등장하여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이슈를 만들어 내던 적이 있었다. 변화 속에 있고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었으나 그때에도 사진은 여전히 회화와 비교가 되고(사진과 극사실 회화, 그림처럼 보이는 사진 등) 사진이 갖춰야 한다고 여겨지는 어떠한 기준 안에서 다시 구분되고(스트레이트 사진과 연출사진, 심지어는 필름 대 디지털, 포토샵 작업 여부 등) 그것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했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여러 전시와 글들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런 비교와 구분들은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때만큼의 무게를 가지는 의미가 아니기도 하며, 이제는 무의미하게 여겨진다.

PHOTO-initially, finally展_스페이스 소_2019

본 전시는 강주현, 이해민선, 임선이, 조혜진, 한성필 등 5명의 작가들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엮어 그들의 작업에서 '사진'이 다뤄지는 방식과 그에 따른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전시는 initially PHOTO - 사진으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진이 아닌 강주현과 이해민선의 조각과 회화 작품, finally PHOTO - 여러 과정들을 거쳐 결과적으로 사진으로 남는 임선이와 한성필의 작품 그리고 '사진에서(initially)' 사진으로(finally)' 작업이 완성되는 조혜진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강주현_불안한 다리_폴리염화비닐 발포시트, 합성수지, 스테인리스 스틸, 디지털 프린트_210×140×230cm_2017
강주현_강박적인 움직임_폴리염화비닐 발포시트, 합성수지, 스테인리스 스틸, 디지털 프린트_90×55×28cm_2017

강주현 작가는 주변 사물들에게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들을 본인이 '사진 드로잉'이라 명명하는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사진 드로잉'이란 가느다란 선으로 자른 사진 이미지를 마치 연필 선처럼 사용하여 공간에 입체들을 그려나가는 방식이다. 작업의 대상을 모델링하고 캐스팅한 후 표면에 사진을 붙여 나가며 대상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낸다. 사물을 세세하게 촬영하여 만들어낸 부분들과 색들은 사진이 되었다가 조각의 표면이 된다. 직접 촬영한 사진을 가늘고 길게 잘라 붙이고 일부분을 허공에 흩날리게 만드는 그의 표현 방식은 조각이 된 각각의 대상들에게 시간성과 운동성을 시각적으로 부여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수없이 오르내리는 사다리, 늘 사용하는 직소와 그라인더와 같은 작업용 공구들이 사진조각으로 자리한다.

이해민선_덩어리_사진에 화학약품_96.5×76.5cm_2015
이해민선_덩어리_사진에 화학약품_77×77cm_2015

이해민선은 화학약품으로 사진의 잉크를 '녹여내' 작업의 재료로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2007년부터 진행해 온 일명 '사진 드로잉'(사진의 표면을 녹여낸 잉크로 그림을 그리는)들 중 2015년 이후 집중적으로 발표하고 소개된 '녹여내 그린' 작품 연작들이다. 전시된 작품 「덩어리」, 「웅덩이」의 화면 속 덩어리들은 거대한 돌산을 찍은 사진들의 반짝이고 매끈한 표면을 녹여내어 그린 그림이다. 작가는 팔레트에서 덜어낸 물감을 캔버스에 칠하듯, 인화지 위에서 녹아 흘러내리는 안료들을 물감 삼아 그림을 그려나간다. 돌산은 깨지고 부서져 돌 가루 같은 물감이 되어 채석장으로 그려지고 또 한 부분에는 그 자체로 덩어리가 되어 존재한다. 돌산의 사진은 녹아서 채석장이 되고, 보석은 원석이, 대리석은 강과 산이 된다. 사진 속 이미지는 잉크가 되고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질감을 얻어 결국에 그림이 된다.

임선이_극점 1-2_라이트젯 C 프린트_75×100cm_2014
임선이_극점 3_라이트젯 C 프린트_100×75cm_2014

임선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현시대의 변화와 양태를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시선으로 감지하고 이를 새로운 이미지의 '풍경'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지형도-설치 작업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그의 대표적인 연작들 중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산인 남산을 그 소재로 한 「극점」 시리즈를 소개한다. 작가는 「극점」 연작을 위해 남산의 형태 및 남산과 연결된 주변의 물리적 구조물과 공간들을 탐색하고 분석하여 남산에 분포하는 지물들의 정보를 수량화하여 표기한 지형도를 이용하였다. 한 장 한 장 오려낸 수 천장의 지형도를 쌓아 3차원의 기계적인 풍경의 산수 조각을 만들고 여기에 마치 구름이나 안개, 연기가 낀 것처럼 연출하여 촬영한 풍경을 사진으로 완성한다. 매끈한 하나의 사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작업과정처럼, 일견 운무에 가려진 겨울 산처럼 보이는 작품은 작가가 감지하고 들추고자 하는 현시대의 어떠한 증후에 대한 의심을 표면에 드러내는 동시에 감춘다.

조혜진_바닥 풍경_디지털 이미지, 종이에 출력_각 70×50cm_2018 제작지원 우란문화재단
조혜진_바닥 풍경 레퍼런스_디지털 이미지, 종이에 출력_각 42×30cm_2018 조혜진_바닥 풍경 series_디지털 이미지, 종이에 출력_각 70×50cm_2018 제작지원 우란문화재단

조혜진 작가는 일상의 사물들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발견한 미적 조형성을 사회 안에서 만들어진 배경과 역사 안에서 분석하고 의미를 해석하여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는 강화화문석문화관에서 마주한 화문석에 담긴 풍경들을 소재로 한 「바닥풍경」연작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단지를 이용한 「플라이어」 연작을 소개한다. ● 작가는 왕골공예장인들이 화문석 안에 표현해낸, 열과 행에 맞춰 단순화되고 픽셀화된 풍경 이미지들과 가장 유사한 실물 이미지들을 웹 서칭으로 찾고 이를 꼴라주하여 재현한다. 전통공예품 속에 묘사된 풍경을 근거로 하였으나 「바닥풍경」 속 풍경은 오히려 이국적인 풍경사진이 된다. 전시장에는 「바닥풍경」의 레퍼런스가 되는 자료들을 함께 전시하여 사진 속 풍경의 장소 또는 동식물들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한성필_The Ivy Space_크로모제닉 프린트_176×222cm_2009
한성필_Harmony in Havana III_크로모제닉 프린트_122×185cm_2015

한성필 작가는 대표연작 '파사드 시리즈'들 중에서도 작가가 직접 건축물의 가림막을 설치하고 촬영한 「파사드 프로젝트」 작품들을 소개한다. 한성필의 파사드 프로젝트(Façade Project)는 재현에 있어서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건축물의 가림막이라는 형식으로 실제 공간에 이미지를 드리워 만들어내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한 것이다. 전시되는 3점의 작품 중 「The Ivy Space」는 2009년에 건축가 김수근의 공간 사옥에 설치했던 작가의 첫 번째 '파사드 프로젝트'로 그 의미를 가지며, 남한산성 행궁의 정문인 한남루의 단청 보수작업을 위한 가림막을 작가가 직접 설치하고 촬영한 「Tandem Sequence」는 문화재 보수 공사 현장의 기록이 되었다. 「Harmony in Havana III」는 2015년 쿠바 아바나 비엔날레에 초청되어 본인의 작품 「Illusionary Pagoda」를 28x33m의 대형 가림막으로 제작하여 아바나의 랜드 마크인 엘 카피톨리오 광장의 건물에 설치하고 완성한 작품이다.

PHOTO-initially, finally展_스페이스 소_2019
PHOTO-initially, finally展_스페이스 소_2019

사진에서 비롯된 작품들 그리고 종국에 사진이 된 작품들이 전시장에 자리한다. 그동안 여러 기획 전시들을 통해 소개되었던 5명의 작가의 작품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이라는 매체를 염두하고 각각의 작품들을 살펴보고 서로 비교할 것을 관객들에게 청한다. 그리고 그러한 의도적인 감상이 관객들에게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해석해보는 또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스페이스 소

Vol.20190315e | PHOTO-initially, finall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