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지금 Here and Now

김병기展 / KIMBYUNGKI / 金秉騏 / painting   2019_0410 ▶︎ 2019_0512

김병기_다섯 개의 감의 공간_캔버스에 유채_65.1×91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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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9_0410_수요일_05:00pm

후원 / 가나아트갤러리

입장료 / 성인 3,000원 / 소인 2,000원 단체 20명 이상 20% 할인 학생(대학생 포함), 7세 이하, 64세 이상, 장애 3급이상 무료입장 두레유 식사시 무료입장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센터 Gan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8 (평창동 97번지) Tel. +82.(0)2.720.1020 www.ganaart.com

여기, 지금(Here and Now) : 김병기 신작전 ● 축구경기를 보던 중이었다. 골이 하마하마 터질까 마음 조리며 바라보는데 드디어 골이 터졌다. 그건 계산을 너머선 그 어느 순간이었다. 축구가 계산만 하고 있다면 패스 밖에 할 게 없다. 거기서 골이 터질 리 만무하다. 그걸 너머선 한 순간에 골이 터진다. 그림 또한 그렇다. 계산을 넘어선 경지다.

김병기_산 동쪽의 황혼 A_캔버스에 유채_97×121cm_2018
김병기_겨울 감나무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18

태경 김병기(台徑 金秉騏, 1916- )화백은 언술(言述)의 고수다. 적확(的確)하면서도 함축 또한 깊다. 말이 곧 도(道)라 했다. 말이 통하니 이 또한 도통(道通)이다. 굳이 구분해서 말하면 '일상형 도통'이다. ● 한편, 당신에겐 자기구원형 도통이 지난 반생의 과제였다. 당신은 프랑스 미술가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을 롤 모델로 삼았던바, 그가 말하던 뒤샹의 작가정신은 「위대한 유리」 작품 이력에 잘 담겨 있었다 했다. ● 작품은 두 장 큰 유리 사이에 연박(鉛薄), 휴즈선 등을 끼어 넣은 일종의 구조물이다. 전시를 마친 뒤 소장자에게 돌려주려고 트럭으로 옮기던 중 그만 파손이 났고, 이를 나중에 뒤샹이 꼼꼼하게 수리했다. 금 간 곳은 때워 붙였다. 그리곤 한마디 했다. "이제 겨우 완성되었다!" 일상에서 뜻밖에, 그러나 다반사로 일어나는 불의(不意)의 해프닝도 유의미하게 받아들인 이런 작가정신이야말로 동양 쪽 노자가 말한 "함이 없는" 무위(無爲)의 경지, 그런 예술적 도통이라 받들어왔다.

김병기_메타포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8

이번 2019년 신작전은 무위가 낳은 결실로 채웠다. 태경이 만 백세가 되던 2016년 봄에 가졌던 "바람이 일어나다: 백세청풍" 제하의 개인전" 이후 3년만이다. 그 사이, 화가의 경력을 더욱 알차게 빛내줄 성취가 줄을 이었다. ● 우선 김병기의 연공(年功)이 가져다준 예단(藝壇)쪽 성취 하나로 2016년 봄 한국 국적 회복을 계기로 2017년에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뽑혔다. 그리고 2017년 연초부터『한겨레』신문에 매주 당신의 회고담이 연재되었다.

김병기_역삼각형의 나부_캔버스에 유채, 석고, 목탄_145.5×112.1cm_2018

김병기는 무엇보다 사회성을 앞세우는 화가다. 그림 모티브로 무엇보다 자유를 으뜸 화두를 삼았고 그걸 명시적으로 또는 묵시적으로 발언⦁조형해왔다. 발언 방식은 미국 평론가가 말했듯 '절충적(eclectic)'이었다. 정반합(正反合)의 변증법적 통합, 곧 세계성과 한국성의 두 평면을 구조적으로 통합해왔다. ● 구조적인 통합은 '반대의 일치'를 설파했던 노자 발상법의 실현이었다.『도덕경』은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道可道 非常道)"는 말로 시작한다.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합리 또는 이성의 세계고, "영원하다 할 수 없는 도"는 불합리 또는 감성의 세계인데 반대 둘이 일치한다는 미학이 태경 자신이 지향해왔던 바다.

김병기_성자(聖者)를 위하여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18
김병기_공간반응-Blue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17

그림의 표현방식은 비평가들이 촉지(觸知, haptics)적이라 이름한대로 직선이 수직으로 수평으로 또는 사각(斜角)으로 먼저 포치(布置)한 것을 근거로 삼각, 역삼각, 직사각의 평면이 생겨난다. 그 사이로 한없이 자유로운 무수한 붓질이 사선(斜線)을 이루면서 그림의 역학 구조를 만들어낸다. 사선들은 대나무 그림의 고수였던 조선시대 이정(李霆)이나 명말(明末)의 서위(徐渭) 등이 핍진하게 그려낸 "댓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풍죽(風竹)같고 거기선 댓바람 소리마저 들리는 듯싶다. ● 사선을 긋는 그의 붓놀림은 자유로움의 몸짓이다. 소감이 없을 수 없다. "요즈음 그림을 그리는 나 자신을 곰곰이 살피게 된다. 그리는 순간의 순수한 나 자신을 본다. 그 순수는 하느님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 그 붓놀림은 사회적 발언이기도 하다. 최근의 급변 한반도 지정(地政)에 대해선 당신은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요즘 시국을 갖고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 북한이 장차 남한식의 자유민주주의 길을 걸을 수 있어도, 그 사이 높은 민도를 쌓아온 남한이 북한식 전제주의로 절대로 전락할 수는 없다. 그건 인류역사의 엄연한 요구다." ■ 김형국

Vol.20190410i | 김병기展 / KIMBYUNGKI / 金秉騏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