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 전시는 도끼다 Sprout, The display is an ax

김서영_박성은_엄소완展   2019_0429 ▶︎ 2019_0512

Artist Talk / 2019_0504_토요일_03:00pm

기획 / 봄 미술문화 연구소 www.bomartlab.blog.me

관람시간 / 11:00am~06:00pm

에쓰 알씨 루인스 SRC RUINS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432(문래동3가 58-77번지) 1층

봄 미술문화연구소에서 기획한 「싹, 전시는 도끼다」전은 현재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는 김서영, 박성은, 엄소완 작가가 삶의 레이어가 누적된 날 것의 공간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전시입니다. ● 카프카는 그의 저서인 『변신』중 저자의 말에서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박웅현 크리에이터는 책을 읽음으로부터 생기는 새로운 앎의 충격과 같은 다양한 느낌들이 마치 도끼에 패인 것 같다고 비유하였습니다. 얼어붙은 감성을 깨뜨리고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도끼, 그 도끼 자국들은 머릿속에 선명한 흔적을 남깁니다. ● 이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작가들이 펼쳐내는 전시 또한 책이 주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술 작품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 사건은 순수히 예술적인 사건이 아닙니다. 이를 하이데거는 우리를 '전혀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것은 작품이라기보다 그 안에서 스스로를 정립하는 존재의 진리가 개방되는 사건, 작품화되는 사건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이 사건 속에서만 예술은 예술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 김서영 작가의 작업은 파괴되어가는 생태계와 멸종위기 동물, 그리고 그들과 인간과의 공존에 대한 고찰입니다. 일상에 존재하는 물체들인 버섯, 마을의 형태, 멸종위기 동물 등으로 치환된 자연을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하여 변형시킴으로써 현실과 환상이 이중적으로 집약된 헤테로토피아를 형상화 하였습니다. ● 박성은 작가는 낯선 공간에 대한 낯선 감정을 바탕으로 '틈'을 표현합니다. 그는 작업에 사용하는 재료인 장지를 시멘트, 건식재료와 함께 조립하여 '몸'을 만들었습니다. 평면에 의지했던 장지가 작가의 손을 거쳐 몸으로 만들어짐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고 질문을 던지며 틀 또는 액자를 뜻하는 장식물(parergon)을 떨쳐낸 작품(ergon), 그 자체가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만듭니다. ● 엄소완 작가에게 있어 문래동은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공존이며 낮과 밤, 계절의 변화처럼 일상으로부터 다양한 경험과 복합적인 형태를 가진 순환적 공간입니다. 이는 그에게 경계로의 일탈로 통하는 길이자 열린 문으로 인식되었습니다. 미세한 다름인 레이어로 구현된 이미지들은 미지의 세계, 낯설면서도 안락한 공간을 보여줍니다. ● 시간이 흘러 얼음이 깨진 곳에 확장된 감각 또는 의식의 새싹이 자라듯 촉수가 예민해진 예술가의 감성을 통해 공간에 스민 전시라는 무형의 도끼자국이 예술가와 관람자 모두에게 자국을 내고 싹을 틔울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유혜경

김서영_버섯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9
김서영_사라질 것들의 목록_장지에 채색_194×130.3cm_2019
김서영_죽음에 이르는 공간_장지에 채색_130.3×162cm_2019

산업과 도시의 급진적인 발달은 우리에게 많은 이점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의 이점은 야생동물들에게 서식처의 분절과 파괴를 불러일으켰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더욱 인간과 다른 생명 들의 공존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이것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사는 생태계는 인간만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며, 다른 생명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상보적 관계를 이루지 않고서는 자연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생태계의 파괴와 타 생명의 소멸은 곧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협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생태계 속에서 인간과 야생동물들이 공존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한 것인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비판에서 작업이 시작되었다. ■ 김서영

박성은_무거운 초록_장지에 건식재료_60.6×72.7cm_2018
박성은_무거운 초록_장지에 건식재료_가변설치_2019
박성은_흩어진 시간_장지에 건식재료_116.8×91cm_2018

작가는 낯선 공간에 대한 낯선 감정을 바탕으로 '틈' 표현한다. 일상으로 사용하는 재료 종이(장지)를 조립하여 '몸'을 만든다. 종이(장지)는 시멘트, 건식재료와 함께 작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종이에게 몸을 만들어줌으로써 그 흔적들이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만든다. 작업은 실제 문래동을 거닐면서 느낀 공간에 대한 경험으로 시작됐다. 도시 변두리에서 펼쳐지는 예기치 못한 공간의 변칙들, 이야기들에 주목했다. 문래동에서 목격한 낯설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미지를 통해,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이 충돌하여 생긴 틈을 느꼈다. 일상의 재료는 작가의 손에 의해 생겨난 '몸'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고 질문을 던진다. ■ 박성은

엄소완_기억의 자리_혼합재료_160×210cm×5, 가변설치_2019
엄소완_시간 속에서_장지에 혼합재료_130.3×162.2cm_2018
엄소완_접촉하는시선_단채널 영상_00:04:10_2019

문래동은 나에게 익숙함과 낯선 감정들이 교차하는 공존의 형상으로 다가왔다. 이곳은 마치 되돌아오는 낮과 밤, 계절의 변화처럼 순환적인 일상을 갖고 있으며 그 일상적 시간으로부터 다양한 경험과 복합적인 형태를 가진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일상적 삶을 지속하는 편안한 공간이기도 하며 완충지대의 복합적이고 변화무쌍한 공간인 것이다. 이러한 장소는 나에게 경계로 통하는 길이자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열린 문이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순환적인 현상과 또 다른 공간으로의 연결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였다. 문래동과 전시장은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을 함께 갖고 있는 곳이다. 설치된 이미지의 중첩은 시간과 기억의 함축이며 겹쳐져 나타나는 이미지의 형상은 미지의 세계, 낯설면서도 안락한 공간을 보여준다. (방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감정과 즐거움이 또 다른 어떠한 세계로 펼쳐지길 바란다.) ■ 엄소완

Vol.20190421b | 싹 – 전시는 도끼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