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소년에게

강석태展 / KANGSEOKTAE / 姜錫兌 / painting   2019_0703 ▶︎ 2019_0709

강석태_내 안의 소년에게_장지에 먹, 채색_53×45.5cm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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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태 블로그_blog.naver.com/pingoo123

초대일시 / 2019_070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경운동 64-17번지) Tel. +82.(0)2.733.1045 www.grimson.co.kr

내 안의 소년에게 _ 감성에 대한 오마쥬 ● "어린 왕자네..." 어느 날 작은 소리가 내게 말을 건넸다. "그래. 아빠 또 어린왕자 그리고 있어..." 지금 6살이 된 딸아이는 어린왕자를 안다. 자세히 얘기하면 어린왕자의 이미지를 알 뿐, 이야기는 아직 알지 못한다. 집 한 켠 에 걸려있는 내가 그린 어린왕자의 그림을 태어날 때부터 봐왔던 거다. 한 아이의 아빠이자 지극히 어른인 나는 왜 아직도 어린 왕자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전시 때 가끔 듣는 질문이기도 하고, 아직도 세련되게 답을 못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2002년 「별을 찾아가다」 전시로 시작된 어린 왕자의 탐험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돌이켜보면 어린 왕자라는 이미지와 그에 따른 영감들은 행복했던 지난 시간에 대한 감성 혹은 기억을 소환하는 통로 같은 존재인 듯하다. 삶이란 복잡한 관계의 연속에서 힘이 들고, 원망과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정화가 필요한 순간이 오는데-그때가 내 안의 행복한 소년을 만나고 싶은 순간이다. 어쩌면 그것은 자기치유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수행이라고도 일컫는 내면의 순한 감성을 더듬고, 불러오는 의식일수도 있겠다. 살다보면 누구나 힘들고 지친다. 견디기 힘들어 한줄기 희망을 간절히 소망하며 오늘과 내일을 살아낸다. 나 역시 그런 존재이다. 여러 가지 일들을 겪어내며 원망으로 하늘을 바라보던 시간들이 있었다. 안식이나 기도로 나를 위탁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고, 단지 웃음과 행복감을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 방법론이 감성에 기대하는 것이었고, 내 안의 소년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너의 행복한 소년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사랑에 대해 어떤 기억이 남아 있는가? -그리움과 슬픔은 어떤 느낌으로 정의했었던가?

강석태_파랑새에게 도움을 청했다_종이에 먹, 채색_39×54cm_2019
강석태_장미를 지키는 첫 번째 계획_종이에 먹, 채색_39×54cm_2019
강석태_A happy fox_장지에 먹, 채색_53×45.5cm_2019

어린 왕자를 떠올리면 어떤 영감의 솟아오름이 작동한다. 문학적인 해석이라기보다 단지 개인적인 행복감에 대한 탐닉일 수 있고, 감성에 대한 존경과 구애(求愛)일 수 도 있겠다. 어린 왕자를 상상하며 쓴 그림편지를 내 안의 소년에게 보낸다. 「무소유,1971」에서 법정스님도 어린 왕자에게 편지를 보냈다. "네 목소리를 들을 때 나는 누워서 들어. 그래야 네 목소리를 보다 생생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야.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고 날아다닐 수 있는 거야. 네 목소리는 들을수록 새롭기만 해. 그건 영원한 영혼의 모음(母音)이야. 아, 이토록 네가 나를 흔들고 있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건 네 영혼이 너무도 아름답고 착하고 조금은 슬프기 때문일 것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샘물이 고여 있어서 그렇듯이. 네 소중한 장미와 고삐가 없는 양에게 안부를 전해다오. 너는 항시 나와 함께 있다."

강석태_오후3시 반의 행복한 여우_장지에 먹, 채색_73×91cm_2019
강석태_내가 당신을 처음 만난 곳_장지에 먹, 채색_73×91cm_2019
강석태_행복을 탐닉하는 파랑새_장지에 채색_162×112cm_2019
강석태_네가 꽃보다 더 좋아질까 봐 걱정이 돼_종이에 먹, 채색_54×39cm_2019

어린 왕자를 읽고 있는 행복한 소년을 생각한다. 그 감성을 간직한 기억을 불러낸다. 지금은 모두 어른이 되었지만, 우리도 언젠가 한 번은 어린아이였다. 누구나 마음속에 하나씩의 어린 왕자가 살고 있다. 그 소중하고, 따뜻한 감성을 존경한다. 내 이야기는 감성에 대한 오마쥬이다. 이런 생각들이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오늘도 어린 왕자를 읽고 있을 내 안의 소년에게 말을 건넨다. 그 감성을 오마쥬한다. ■ 강석태

Vol.20190703c | 강석태展 / KANGSEOKTAE / 姜錫兌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