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유사한 Analogous to Digital

오가영_한재석_홍세진展   2019_0706 ▶︎ 2019_0728 / 화,수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9_0706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01:00pm~07:00pm / 화,수요일 휴관

공간 형 ArtSpace HYEONG 서울 중구 을지로 105 이화빌딩 302호 hyeong.org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서로 꼭 붙어서 우리가 처한 물리적·비물리적 환경을, 우리가 세계를 감각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20세기의 혹자가 "아날로그 세상은 디지털의 모체”라고 설명한 것과 같이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은 빠르게 디지털의 비트(bit) 신호로 전환되어 디지털 세상을 구성한다. 하루 중 우리가 내뱉는 많은 말은 말소리가 되기 전에 자판에 눌려 스크린에 입력되고, 우리가 머무는 공간은 매 시간 디지털 이미지가 되어 SNS에 축척된다. 오늘날 우리는 모체를 망각할 만큼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 디지털적인 감각과 사고를 가지고 살아간다.

오가영_Candle+Onion face_광택지에 디지털 프린트, 마스킹 테이프, cooper nails_24×18cm_2019
오가영_Lighter+Tram face_광택지에 디지털 프린트, 마스킹 테이프, cooper nails_24×18cm_2019
오가영_Toe+Sunset face_광택지에 디지털 프린트, 마스킹 테이프, cooper nails_24×18cm_2019

이번 전시를 매개로 모인 우리도 그런 우리와 다름없다. 그러나 어쩌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구분을 아는 세대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우리는 디지털 세상의 비트들로 흡수되기를 지연한다. 디지털을 자연스럽게 느끼지만 한편으로 그것이 자연이지 못하고 자연'스러운' 이유를 묻는다. 쓰기는 원고지보다 자판이 익숙해도, 읽기는 화면보다 종이가 익숙한 우리는 거의 디지털화 되었지만 동시에 그만큼의 아날로그적 습관을 가진 『디지털과 유사한』 이들인 것이다.

한재석_Flash signal_speakers, brass wires, wood studs, and electric devices_가변크기_2019
한재석_Untitled_wood stud and electronic parts_2019

오가영(1992-), 한재석(1990-), 홍세진(1992-)은 『디지털과 유사한』 이로서 감각하는 세계를 각자의 방법대로 풀어낸다. 오가영은 디지털 사진을 통해 평면의 공간과 시각을 시험한다. 수집하듯 찍어낸 풍경들을 합성한 레이어들에 점과 선을 그려 넣어 공간을 창조하고, 그 출력물을 다시 손으로 오리고 붙이는 과정을 통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시선을 과장한다. 한재석은 사물들의 물리적 움직임과 디지털 알고리즘의 만남에 주목한다. 자연적 조건과 구조화된 시스템이 결과한 랜덤한 소음들은 작가의 의도된 교란으로서 환경을 은유하고 통제와 제어의 가능성을 묻는다. 홍세진은 오롯이 자신의 신체를 감각의 흡수체로 인식하며 언어의 체계로 형상화 될 수 없는 무엇을 정해진 평면에 저장한다. 프랙탈의 유기체, 안테나, TV 등이 뒤섞여 사람의 흔적이 있는 듯 없는 풍경은 비가시적인 망들로 가득한 오늘의 낯섦을 발견한다.

홍세진_antenna_캔버스에 유채_22×27cm_2019
홍세진_antenna_캔버스에 유채_27×22cm_2019
홍세진_이것은 파인애플이 아니였다_캔버스에 유채_33×53cm_2019_부분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되, 어느 한쪽에서만은 혹은 어느 한쪽에서도 온전한 충만함을 가질 수 없는 『디지털과 유사한』 이들은 어느 정도 분열적일 수밖에 없다. 세대시간을 통과하며 겪는 분열은 언제나 불안과 두려움을 초래하나, 그 세대의 미적 충동을 추동하기도 한다. 충동의 실천에서 세대는 환경과 화해하고 다가올 시간을 내다본다. 그러므로 충동의 결과는 위치와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분투의 결과물이요, 우리는 그 끝을 붙잡고 다시 이 세상을 마주한다. ■ 김가영_윤수정

Vol.20190706b | 디지털과 유사한 Analogous to Digital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