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Pictures in Cinema

영화, 미술로 읽다展   2019_0705 ▶︎ 2019_0728 / 백화점 휴점시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민재경_박윤_신선주_안효찬_윤두진_정성윤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시 휴관

롯데갤러리 영등포점 LOTTE GALLERY YEONGDEUNGPO STORE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846(영등포동 618-496번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Tel. +82.(0)2.2670.8888 blog.naver.com/ydpgallery1 www.facebook.com/ydpgallery www.instagram.com/lottegallery_official

옛 고전 영화 속에 드리운 미술언어를 찾아보는 여정 ● 영화는 다양한 장르의 집합체로서 문학, 미술, 건축, 음악 등 제반 장르의 표현적 기법들을 사용하여 인간의 욕망과 환상, 주관적 의식, 상상력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해왔다. 그 중에서도 영화는 다른 어떤 장르보다도 미술과 깊은 관련을 맺어왔는데, 이는 영화의 기본단위인 한 장면(shot)이 색과 형태, 구도, 거리와 위치, 앵글 등과 같은 요소들로 구성된다는 면에서 시각예술로서 본질적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 20세기 초 독일을 중심으로 하여 펼쳐진 인간의 내면적이고 주관적인 감정, 그리고 현대사회의 심리적 병증을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했던 표현주의 미술에서 싹튼 독일 표현주의 영화는 특히나 카메라 기법, 조명, 세트 디자인, 연기, 시나리오 구성 등에 많은 혁신을 가져왔다. 그 가운데 본 전시의 모티프가 된 『메트로폴리스』(1927)는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전성시대에 발표된 SF영화로 그 규모와 시각적 상상력의 측면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 총 81개 신으로 구성되는 이 영화는 그 제목이 암시해주듯 기계문명에 대한 불안으로 얼룩진 디스토피아를 상징적으로 그리고 있다. 매끈하게 솟아 있는 높은 빌딩들과 그 사이로 엿보이는 바벨탑 형태의 고딕건축물, 건물들 사이를 연결하는 고가도로와 그 위를 지나는 끝없는 차량의 행렬, 그 위로 떨어지는 극단적인 인공 조명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짙은 그림자들은 화면 전체에 암울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 영화는 인간의 의지와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시각적으로 얼마나 드라마틱한 도시를 창조할 수 있는지 보여주지만, 역설적으로 그러한 도시는 대단히 비인간적이며 억압과 착취의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치밀하게 기하학적으로 설계된 기계 시스템 속에서 쉴 틈 없이 기계의 리듬에 따라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노동자들이 있는 지하세계의 풍경은 고층도시 메트로폴리스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감독 프리츠 랑(Fritz Lang, 1890-1976)은 지하 세계의 끊임없는 노동이 지상낙원에 살고 있는 부르주아들의 향락을 가능케 하는 동력으로 소비되는 사회적 모순을 메트로폴리스라는 미래 도시의 건물을 피라미드 형태로 화면에 담음으로써 이를 은유적으로 비판한다. ● 본 전시에서는 자연과 인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성찰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주된 주제로 다루고 있는 한국현대미술작가 민재경, 박윤, 신선주, 안효찬, 윤두진, 정성윤 6인의 작품을 통해 영화와 미술 간의 시각적 의미구조를 살펴본다.

신선주_Engine Company 33_캔버스에 오일파스텔, 아크릴채색_180×180cm_2019

신선주는 강한 흑백의 명암 대비를 통해 형태상의 왜곡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건축물 각각에 내재된 묵직한 실재감을 강조한다. 고전적인 정면성과 대칭성은 건물 그 자체를 압도적인 존재로 부각시키며 기계적 즉물성을 강조한다. 『메트로폴리스』에서는 기계문명에 대한 불안으로 얼룩진 디스토피아를 상징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기하학적인 공간 구성과 극단적인 조명을 통하여 화면에 암울한 분위기를 더한다. 자본가와 노동자들의 갈등과 대립에 관한 비판적 시선이 공간의 묘사에 투영되어 있는데,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는 지하세계는 그들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기계의 부속품인 듯 보이도록 자로 잰듯한 대칭구도의 기하학적 풍경으로 그려진다.

민재경_A Work Place_한지에 먹, 채색_125×170cm_2007

양복 입은 직장인들은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을 그려졌기에 그들의 각기 다른 표정들을 파악할 수 없다. 이는 통근권형성, 규범화된 업무시간과 같은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에 의해 조직화된 현대인의 일상을 은유한다. 이는 같은 옷을 입은 채 장단을 맞춰 걸으며 굴복과 체념으로 고개를 숙이고 살아가는 『메트로폴리스』 속 지하 도시의 노동자들과 닮아 있다.

안효찬_생산적 미완 #4_시멘트, 철근, IUF, 기타 오브제_173×70×30cm_2018_부분
안효찬_생산적 미완 #4_시멘트, 철근, IUF, 기타 오브제_173×70×30cm_2018

안효찬은 힘 없이 누워있는 돼지와 그 위에 무언가를 건설하는 공사현장을 표현한 작품을 통해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자연을 착취하며 건설되어온 우리 문명을 풍자한다. 『메트로폴리스』에서도 소수의 엘리트 집단에 의해 자행되는 생산자 계급의 비인간적 집단 노역을 거의 인간 가축에 가깝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탈진한 모습으로 그려낸다.

윤두진_Elysium_플라스틱 패널에 조각_160×150×3cm_2017

육체적 혹은 정신적 자기 방어를 위해 가장 이상적으로 진화된 육체적 변형을 담은 윤두진의 가디언은 『메트로폴리스』에서 인간과 기계 조합을 시도한 초기_사이보그_형태인 로봇 마리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영화와 달리 운두진의 가디언은 '엘리시움'이라는 제목처럼 최상의 자기 방어를 위한 탄생한 가장 완벽한 육체의 전사를 그린다.

정성윤_Hello Motor_알루미늄, 스틸, 혼합재료_160×90×60cm_2009~16

기하학적 형태의 수동형 기계 장치와도 같은 정성윤의 작품은 시간성이 사라진 시대에 감춰진 우리의 상실과 우울, 공포, 복수와 연민과 같은 진행형의 기억들을 기계라는 근대의 매체에 담았다. 한 편의 부조리극처럼 허망하고 무용한 반복을 계속하는 그의 작품은 『메트로폴리스』에서 거대한 피스톤의 움직임을 통해 테크놀로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기계도시에서 마비된 집단을 떠올리게 한다. ■ 롯데갤러리 영등포점

Vol.20190706f | Hidden Pictures in Cinema: 영화, 미술로 읽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