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거나, 계속하거나. Finish or Unfinished

차수빈_유보라_신원삼_김진윤_김재원_김소희展   2019_0817 ▶︎ 2019_0907 / 일,월,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9_0817_토요일_05:00pm

관람료 / 성인 2,000원 / 아동 1,000원 / 단체(10인 이상) 10%할인

관람시간 / 10:30am~05:30pm / 05:00pm 입장마감 / 일,월,공휴일 휴관

상원미술관 Imageroot, Sangwon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평창31길 27 Tel. +82.(0)2.396.3185(내선 201) www.imageroot.co.kr

『끝내거나, 계속하거나.』展은 6명의 작가가 작업을 도출해내는 '과정' 자체를 드러냄으로써 '드로잉'에 대한 담론을 풀어나간다. 작가 6명이 사용하는 재료와 매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각기 다르지만 작업을 진행하고 전개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여러 발산은, 본 전시를 통해 '드로잉'이라는 공통된 요소로 수용된다. ● 드로잉(drawing)은 스케치(Sketch), 에스키스(Esquisse), 크로키(Croquis) 등 기초적으로 선을 사용하여 형태와 구도를 간략하게 표현한다는 의미를 포함하며, 건식 재료뿐만 아닌 채색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까지 광범위한 개념을 포괄하고 있다. 초기 드로잉은 밑그림으로써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의 부가적이고 종속적인 존재였지만, 점차 창작 과정에서 재료와 도구의 사용이 확장됨에 따라 개념, 의도 자체가 예술의 범주에 속하게 되었고 그 가치와 역할이 증폭되어왔다. 그렇게 현재의 드로잉은 창작 과정에서 작가와 작품을 이해, 해석, 증여하기 위한 기록물이자 독립적 작품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끝내거나, 계속하거나.』展에서 이러한 드로잉의 개념을 확인하고 확산하는 자리를 가진다. 본 전시에서는 드로잉에 관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기초적 의도가 담긴 연속적인 과정으로써 작업의 시작이 되는 드로잉의 기본적 개념을 포함하여, 우연성에 기반을 둔 자유로운 감성적 매체로 적용한다. 또한, 예술 노동 한계의 잔재를 암시하기도 하며, '드로잉'을 사유화하여 표현한다. 예술 이념의 일련의 과정이자 전체로써 창작의 기초와 근본이 되는 '드로잉' 그 자체의 담론을 확장해나간다.

차수빈_수영장에 가고 싶은 몬스터 소녀_종이에 아크릴채색, maca, 수채_30×30cm_2019

차수빈 작가는 인간의 나약하고 부족한 모습에 대한 고민을 투영한 동물을 조각해왔다. 선함과 악함, 약자와 강자는 외형에서 드러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시작하여, 약한 동물이 강한 동물의 가면을 쓰고 자신을 스스로 숨겨 방어하는 불안하고 복잡함을 표현해왔으며, 최근에는 자연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해소하고 강함을 갈망하는 특징이 뒤섞이고 허물어져 상상의 동물을 통해 자유를 드러낸다. ● 본 전시에서 작가는 색감과 형태로 일그러진 새로운 형상의 동물을 만들어내는데, 3차원의 조형 작업 후에, 2차원의 페인팅을 진행한다. 이러한 순서로 작가는 조형이 갖는 제작 과정의 한계점을 드로잉으로 해소해낸다. 이러한 드로잉은 조형의 질서와 물적 속성의 규정을 역으로 긴장을 해소하고, 연속적 과정으로써 다시금 율동감과 리듬 표현의 강력한 호소력을 갖춰 실재 형상으로 제작하는 발판이 된다.

유보라_Digital Simulation Series #1,#3,#5_종이에 실크스크린, 먹_각 42×29.7cm_2019

유보라 작가는 평면 이전의 단위이자 캔버스 구성 요소로써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세계관이 녹아있는 재료로 '실'을 사용해왔다. 특히 작가는 실크스크린을 사용하여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복제가 가능한 판화 기술의 가치가 작업에 고스란히 담겨, 재료를 사용하여 현대 사회의 모습을 드러내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그리고 그 위에 실, 먹, 천 등의 콜라주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통제할 수 없는 재료의 우연성을 통해 필연적인 조화와 질서를 발견해왔다. ● 본 전시에서 작가는 '가상화 혁명'을 맞이하는 첫 세대의 혼란에 대해 표현하고자 한다. 여러 도구를 사용하여 손으로 그린 질감과 디지털 과정을 거친 실크스크린 레이어를 한 평면으로 배치함으로써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모순된 순서로 과정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이번 「Digital Simulation Series」 작업은 충돌, 굴절, 변형, 복제의 이해관계를 그래픽으로 시각화하여 가상과 실재 사이에 일어난 모순된 관계와 위기를 담고 있다.

신원삼_20160902_종이에 색연필_20×30cm_2016

신원삼 작가는 현대사회를 푸른색의 냉정하고 무표정한 감성이 담긴 도시로 표현해왔다. 불빛이 가득하고 화려해 보이는 현실을 어둠으로 과장함으로써 실제 사회와 작가의 작업 안의 사회가 대조되지만, 역설적으로 두 공간의 개념이 동시에 모호하고 흐릿해진다. ● 본 전시에서 작가는 차가운 현대사회에서 다시 내면세계에 집중하여, 불특정 다수가 존재하고 왜곡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스스로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사이의 분출되지 못한 어두운 감정들을 무의식으로 꺼내는 시도를 한다. 이 시도는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매체로 우연의 기반을 둔 드로잉이라 할 수 있으며, 작가는 무의식의 통로로써 '꿈'의 기록을 이미지화하는 과정에서 뒤엉켜져 있는 기억의 조각과 불안의 발로, 은폐된 자각을 확인하게 된다. 작업으로써 나타난 무의식의 발산은 은유적 표현과 암시가 담긴 이미지로 재현되어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개념을 다시 한 번 모호하게 만든다.

김진윤_모델링(Plastic Iceberg)_ 비즈, 호일에 아크릴, 거울지, 클레이, 나무, 우드락_70×57×35cm_2019
김진윤_리허설(Plastic Iceberg) 중 일부_비즈, 호일에 아크릴, 빨대_가변크기(설치)_2019

김진윤 작가는 대상물이 재현되어 이미지화되는 과정에서 대상의 본질이 가려지고 이미지의 범람이 이루어진다는 것에 주목해왔다. 스스로 재현을 시도할 때 발산되는 여러 예상하지 못한 시선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새로운 행위의 나열, 미적 기호로서 표현을 해왔다. ● 본 전시의 「모델링(Plastic Iceberg)」과 「리허설(Plastic Iceberg)」 작업은 전시 공간의 축소 버전이자, 마케트(Maquette)이다. 극의 실행 전 리허설을 진행하는 것처럼 작가는 작품을 미리 공간 속에 넣어봄으로써,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작업의 결말에 대한 간극을 줄여나간다. 또한, 작가는 일반적으로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공산품을 재료로 대체시켜 재현함으로써 더욱 이미지를 노골적으로 대조하여 대상의 본질을 잊게 한다. 전시장 천장에 설치된 발(실 커튼)은 미니어처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공간 자체를 작업으로 들여오는 매개물로 작용하여 드로잉과 작업의 경계를 연속적으로 모호하게 만들면서 드로잉 그 자체의 사유를 보여주고자 한다.

김재원_일렁이는 순간들_디지털 프린트, 샤워 호스, 욕실러그, 티슈_가변크기_2019

김재원 작가는 사회 구조 및 인식의 문제에 대한 시각에 반문을 제기해오며 잊히고 배제된 면을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주로 미디어 작업을 통해 일상적인 배경과 행동 속에서 몇 가지 요소를 전환해, 인식하지 못해 온 오해와 차별이 담긴 시선들을 기록해왔다. ● 본 전시에서는 기존 작업을 해체해 독립적인 이미지로 제시하며, 미완과 완결의 과정 사이를 되돌린다. 본 전시의 「그로부터 7년 후」작업은 여러 혼합된 색으로 프린트된 '낙원장'의 텍스트가 출력되어있는데 이는 작가가 「오늘 날씨엔 춤을 추고 싶다」 작업을 진행하며 색감을 찾기 위하여 출력을 반복하는 과정의 테스트 출력물이다. 작업을 완성하기 위한 연속적으로 생산된 출력물은 뒤섞여 나오게 되고, 그 과정과 형태에서 중단된 파편이 되어 또 다른 의미의 확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고 「206/701」은 「어제 흐른 물은 내일 흐르지 않아」 영상의 부분들을 해체해 재결합한 영상이다. 작가는 작업을 진행하며 기초적 잔재와 기록물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며 본래 작업이 될 구성들이 독립적으로 전시 공간에서 어떠한 기능을 할 것인지 탐색하고자 한다. 또한, 예술에 있어 미디어 매체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서 타임라인과 움직임이 담긴 영상 드로잉의 역할을 시사한다.

김소희_형광포르테 #1_패널에 유채_37.9×45.5cm_2019
김소희_형광포르테 #2_패널에 유채_33.4×24.2cm_2019
김소희_끝내거나, 계속하거나. Finish or Unfinished展_상원미술관_2019

김소희 작가는 인간 실존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근본적인 불안과 무기력함을 그려왔다. 작가는 불안을 환기하는 행위 중 하나로 산책을 하고 그 과정에서 포착된 조형 기호들의 일부를 화면에 구성한다. 작가는 이러한 기호들을 화폭의 특정 장소에 위치시키기보다, 오히려 모든 것들을 확신할 수 없는 '불안지점'에 위치시킨다. 이는, 장소성을 모호하게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판단 유보적 태도를 유지하게 하며 화면의 모든 요소는 완성되지 않는 과정의 지점이 된다. 또한, 캔버스 속의 인물들은 모두 삶의 중심에서 알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흔들리고 추락하는 형태로 표현된다. 작가는 이러한 구성이, 더는 어떤 명료한 판단도 불가능한 불확실성에 빠진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고 말한다. ● 본 전시의 작업인 「형광포르테」를 통해 10호가 채 되지 않는 판넬 위에서 작가는 '완성적 재현성'에 질문을 던진다. 기존의 캔버스가 아닌 나무 그대로 드러난 나무 판넬의 그림은 에스키스 혹은 완성작이라는 이분법적 사고 안에 애매한 위치를 점한 채 존재하게 되고,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월 페인팅으로, 작가가 가져온 질문의 연속선의 수평에서 벗어나 수직으로 팽창함을 보여준다. ■ 양지현

Vol.20190817b | 끝내거나, 계속하거나. Finish or Unfinished展